분가를 했다.

분가를 한 이사첫날.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와 조금이라도 돈을 아껴보려고 용달 이사를 신청

그 일하는 사람들과 장롱도 옮기고 짐도 나르고

뒷정리에 정말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새로 이사한 집이 오래되서 방충망도 치고 방범창도 고치고 이것저것

못도 쳐야 하고 할일이 너무나 많은 하루를 보내고

처음으로 내가 내 가족을 데리고 방에 누우니

그 옛날 정말 형제같던 친구들과 살던 곳을 떠나 아무도 알지 못하는 서울로 이사왔던

첫날 그날의 외로움이 떠올랐다.

내 아내와 내 딸이 옆에 있지만 32년의 세월동안 부모님의 밑에서 잠이들다

이렇게 나와있으니 그 예전 친구들과 헤어졌던 그날이 생각이 났던것이다.

몸이 약한 노모는 밤에 잘 주무시려나...

아버지 출근하고 나면 혼자서 얼마나 심심하시려나..

손녀라도 있으면 그래도 즐거우셨는데...

단 한번도 부모님을 떠나 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늙고 힘들어하는 부모를 모시는건 자식으로써 그 힘듬을 보고 자란 이로써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이제 이렇게 난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내 맘이야 어찌됐던 이제 떳떳하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

여겨지는 이사의 어제였다.

현이가 몇일전부터 밤에 이유없이 10분이상을 울기시작했다

왠만해선 울지 않고 오로지 배고플때나 자다가 깼을때만 울던 녀석이 갑자기

배고프지도 졸리지도 않는듯한데 울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리 달래고 달래보아도 현이의 울음소리는 잦아들줄 모르고 그 울음이

너무나 슬퍼서 나까지 눈물이 나려고 할때쯤 현이는 울음을 멈추고 조용해졌다

아내는 유아산통일고 해서 인터넷으로 유아산통을 찾아보니

분유를 먹는 아이들에게서 잘 생기고 우유를 먹을때 공기를 마셔 배에 가스가

차 복통이 일어나는 것이니 배를 마사지해주거나 급하게 먹이거나 아이를

곧추 세워서 분유를 먹여보라고 해서 그날밤 부터 현이의 맛사지가 시작되었다

어린 녀석이 얼마나 아팠을까 하고 생각하니 내 가슴이 미어지는듯했다

시간이 날때마다 난 현이의 배를 문지른다. 혹시나 또 아프지 않을까 해서 분유를 먹일때도

되도록이면 몸이 바로선 상태에서 먹이고 항상 배를 문질러 준다.

현이의 아픔에 대한 울음이 요즘 나의 마음을 찌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