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도자가 도를 깨닳고자 1년 동안의 면벽좌선에 들어갔습니다.
식음과 해우소의 출입을 제외하고는

세수도 하지 않고 눕지도 않았으며
가려워도 몸을 긁지 않았다고 합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지나

가을과 겨울이 산사를 통과하는 동안
그 수도자는 움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1년이 다 되자 그 수도자는 방바닥에 드러누웠습니다.
그리고 오도가( 悟道歌)를 불렀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깨닳은 바에 대하여 물었을 때,
그가 말했습니다.

"나는 극락의 소리와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수도를 방해하는 주변의 소리들과
모습들로 인하여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1 년이 다 되어 갈 무렵
나는 드디어 극락의 모습을 보고 그 실체를 깨닳을 수  있었다.

산에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박서방이 김서방에게 재 너머 밭을 갈러 가자고 청하는 소리.
아이들의 노는 소리.
계곡의 물소리
아낙네들이 웃음소리.

어머니의  눈빛과 형제 자매들의 얼굴들.
눈부신 햇살.
하늘과 그 아래에 뻗어 있는 산하
살아가는 생명의 움직임들.

나의 수도를 방해하는 걸림돌로 여겨지던 것들,
내 귀에 들려오는  소리들 그 것들은 바로 극락의 소리였고,
내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들

그 것들은 모두 아름다운 극락의 모습이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