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전통 음식 중에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싶을 법한 묵.  그 중에서 가장 서민적인 도토리묵.
이쪽 동네에서는 도토리묵밥이라는 음식이 있다. 아무래도 내륙이다 보니 도토리묵이 익숙한 동네인데, 전통적으로 이 고장 음식인 것 같다. 동네를 지나다보면 도토리묵밥집을 꽤 자주 볼 수 있다.

나는 어릴 적 도토리묵을 참 좋아했었는데, 묵밥은 시골로 이사를 한 뒤로 우리 스님들 때문에 처음 먹어 봤다.
처음에는 묵으로 무슨 밥을 대신해? 하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먹어보면 꽤 든든하다.

만드는 방법도 정말 간단하고, 맛도 아주 좋다. 시원하기도 하고 국물도 맛있고 포만감도 있고... 모라자다 싶으면 밥을 조금 넣어서 같이 먹어도 괜찮다.
스님들이 자주 해 드셔서 그 덕에 나도 자주 먹게 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옆동네에 사는 스님덕에 도토리묵, 창포묵을 자주 얻어 오게 되다보니 맛있는 묵을 먹을 기회도 많다. 사실 파는 도토리묵은 식감이 어릴 적 맛보던 맛이 잘 안나서 어느 때 부턴가는 묵을 거의 안먹고 살았던 것 같다.

지난 주말, 다른 절에서 법회를 하고 오신 스님이 지나다가 묵을 한덩어리 주고 가셨다.
늦게 퇴근하고 오는 남편에게 후다닥 차려 준 묵밥이다.



우선은 묵을 도톰하게 썰어서 준비하고,
살짝 신김치가 있으면 김치를 잘게 썰어서 참기름, 간장 살짝 섞어 양념을 해 놓고,
김을 송송 부숴서 올려 준다.
거기에 미리 준비된 멸치육수를 따뜻하게 끓여서 부어주고, 양념 간장으로 간을 하면 된다.
저렇게 휘휘 저어서 김치와 묵을 수저로 떠먹으면 그럭저럭 별미처럼 즐길 수 있는 한끼.
바깥에 내 놨더니 묵이 조금 얼어서 아쉬웠지만 늘 그렇듯이, 해 주면 잘 먹는 남편. 기특해 !

어제, 한겨레 신문을 보다가 관심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는 기사를 봤습니다. 나만 알면 아까운 기사여서 잠깐 의견을 적어 봅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관심을 갖는 분이 생기시면 좋겠네요.

한겨레에서 심층 취재한 국내 GMO 수입에 관한 문제점 등등에 관한 기사였는데요,
GMO는 관심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유전자변형생물체를 의미합니다. 이것은 자연으로부터 대대손손 전해 내려오는 천연의 농작물이 아닌, 인간들이 우쭐하며 만들어낸 생명과학과 유전공학의 결정체입니다. 그들은 세계적인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 병충해에도 끄떡없는 농작물을 만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식탁위의 재앙이라는 판단입니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이것이 원료가 되는 음식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자연스러운 땅의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변형된 유전자가 우리 몸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또 다른 어떤 유전자변형을 만들어 낼지 모른다는 것이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환경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각종 새로운 질병, 예전엔 많지 않던 아토피나 피부병을 비롯해서 갈 수록 새롭게 생기는 질병 등이 이러한 것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사에 보면 일본이 세계 1위의 GMO 수입국이고, 우리나라가 그 뒤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헌데, 일본의 경우는 사료에 철저하게 제한을 두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상, 식용으로 사용되는 원료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수입국이라고 하네요. 정말이지 경악스러운 정부의 결과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정부, 여당은 국민의 건강한 먹거리를 너무 등한시하고 잇속만 챙기는 데 급급하다는 것에 화가 납니다. 광우병의 염려가 있는 미국산 소고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수입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젠 국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세계 1위의 수입국이라니! 게다가 식용으로 버젓히 사용하는 원료를 수입하고 있다니!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대표적인 건 콩과 옥수수 입니다. 사료로도 흔히 사용되는 것들이죠.
동물의 사료로 사용하는 건 그렇다고 안전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소는 채식 동물이어서 풀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가뜩이나 요즘 먹이는 사료는 동물성 원료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것도 불안한 판에 유전자변형 사료를 먹인 소들의 내부는 안전할까 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 소를 고기로 먹어야 한다면 그것 또한 충분히 문제가 있죠. 우리의 환경의 먹이사슬로 보면 당연히 문제가 있습니다.

어쨌거나, 지난해 수입된 물량은 콩이 90%, 옥수수가 99% 수입되었다고 하네요. 이 정도면 사실 수입 농산물이 원료로 들어간 밀가루나 전분, 식용유 등... 어는 것 하나 안전한 게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물건을 살 때 보게 되는 제품 성분에 유전자변형 콩, 유전자변형 옥수수를 표기하는 제품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하네요. 더구나 식약처 규정 상 원료로는 그냥 '미국산' 이라고만 표기하면 될 뿐이라니 구입하는 사람 입장에서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입니다. 수입산 콩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용유나 제빵과 요리에 사용되는 옥수수전분.. 등등.. 무수히 많은 음식이 있는데 소비자들은 알고 구입하려고 해도 그 알 길 조차도 없다는 것입니다.

정말이지 농약을 쳐 발라도 우리나라 농산물을 먹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다. 비싸더라도 안전한 유통 구조를 가진 곳을 찾아서 구매를 해야 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남편에게 가끔 농담삼아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이제 2세를 가질 일은 없으니까 일본산 수산물도 먹어도 괜찮아. 그렇지만 우리 아이들은 커서 또 아이를 낳아야하니까 사먹지 말아야 해. "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수입 과일, 수입 제품이 원료로 들어가는 식자재는 가급적 삼가하는 수 밖에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
자국 국민의 안전을 그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 무능한 정부.
진짜 화가 나네요.

얼마전 본 또 한가지 뉴스는,

일본에서 원전 폭발 이후로 수입 중단했던 수산물을 다시 수입하라고 우리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어서 우리 정부에서 조사단을 다시 일본에 파견했다는 내용인데, 정말 웃기는 것이, 가서 꼼꼼히 직접 확인하고 평가를 해서 올 것이지, 거기까지 가서는 일본에서 준비한 내용을 듣고, 보고, 그것을 토대로 평가를 한다는 뉴스였습니다. 그럼 다시 일본 수산물을 수입해도 국민들은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또 손이 가게 될텐데 이것도 참 어이가 없는 것이죠.

* 혹시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참고하시길 바라면서 기사 링크합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7308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