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와 와니를 데리고 휴가를 다녀왔다.

우선 간 곳은 치악산 기슭에 있는 금대계곡이라는 곳.

물이 조금 차갑긴 했지만 맑고 수량도 풍부해 애들이 놀기엔 딱 좋은 곳이었다.

선배언니가 별장에 텐트를 치고 반겨주었기에 무계획으로도 두렵지 않은....

거듭 느끼지만

허니는 특출나다.

계곡 물에 들어오라는 얘기에 절대 바로 들어오지 않는다.

억지로 발을 담그게 하면 바로 소리지르고 울어버린다.

대신 차근차근 조금씩 다가가야 한다.

우선 계곡의 돌과 모래를 퍼나르도록 장난을 친다.

큰 대야에 돌을 하나씩 담고 돌멩이에 물을 주자는 식으로 계곡물에 가서 물을 떠오게 해야 한다.

대야를 들고 약간 더 깊은 곳으로 가서 이쪽으로 오라고 하면 간신히 다가온다.

물있는 쪽으로 와서 수박을 먹자고 하면...망설이다 다가온다.

그런데 또 오래놀지는 않는다.

적극적으로 놀이법을 찾는 일이 드물고 하나씩 설명하면서 이끌어주면서

시범을 보여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조금 움직인다.

여자아이랑 어울려 노는 것보다 남자아이랑 노는 것을 좋아하며

누군가 흥겹게 노는 것을 지켜본다. 따라하는 것도 나중에 한다.

어른들의 말을 잘 듣고 따라 행동하는 반면 또래와는 흥겹게 어울리려 하지 않는다.

갯벌에 갔을때도 뻘속에 발이 빠지자 난리가났다.

장화를 억지로 벗기려고 하자 울음바다다. 아직 갯벌체험은 좀 이른가..

결국 물빠지기전에 바닷물놀이를 하고 갯벌이 보이기 시작하자 물이있던 자리라는 것을 알아서 그런지 좀 쉽게 접근한다.

하지만 발이 조금이라도 깊이 빠지게 되면 바로 울음.

더러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옷을 더럽히거나 땅바닥에 뭐가 묻어있다면 지지하다고 싫단다.

또하나 느낀 것은

우리가 허니는 소심하고 겁이 많다는 말을 너무 자주한다는 사실이다.

이 말이 씨가 되어 그런건 아닐까.

어린이집에서 자주 물려오는데

친구가 물거나 때리려고 하면 같이 때리지 말고 소리를 지르거나 선생님한테 말하라고 했던 내 방식이

틀린 것일까. 그래도 나는 같이 때리라고 말하는 방식은 아닌 듯 하다.

아침 일찍 출근해

광고쟁이 오길비의 책 '나는 광고로 세상을 움직였다'를 읽으면서

-겨우 서문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와 경영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한낮 차 한잔, 술 한잔 마시면서 크리에이티브를 꿈꾸는...

출근 티타임이 끝나고.....

바로 내가 하는 일이란 2천만원짜리 수의계약 범위의 일을

쪼개서 12백만원짜리 수의계약 + 8백만원짜리 견적입찰로 할 것이냐

아니면 무리하게 말도 안되지만 앞으로 두달간은 다른 일은 전폐할 각오로 견적입찰로 하면서 조건을 걸 것이냐...

머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수의계약이 너무 많아지면 곤란하다는 말에..

이걸 피해 나갈 궁리를 하다보니...오전 시간이 다 가버렸는데..

(그러니까 수의계약이 너무 많아지면 곤란하니까..수의계약 1건짜리를 수의계약 1건, 입찰1건으로 나누자는 것이다..ㅋ)

그러고도 아직 결론을 못내고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인간적으로 대할 줄 아는 점잖은 사람들을 존중한다.

나는 서류를 놓고 논쟁을 즐기는 사람들을 혐오한다.

나는 윗사람에게 알랑대는 아첨꾼들을 경멸한다. 대개 그런 사람들은 아랫사람들에게 무례하게 군림하기 때문이다"

라는 오길비님의 말이 적용되는 회사에 다니지 않기 때문에

나는 서류를 놓고 논쟁을 즐기는 사람을 상대하러

고고씽~

아쒸..정말 내가 사장이면..

느그들은.....;;

김연수의 '여행할 권리'

김연수 망가진건가 의심하던 때가 있었다.

그의 건재함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산문집.

언어에 출중한 큐트한 남자?

이 책 페이지 한가운데 노란 동그라미를 그려놓았는데, 이 편집이 참 마음에 든다.

무심코 책을 폈다가 마치 낙엽이 들어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