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납입했던 적금이 최근 만기가 된 회사원 김모씨. 그가 예금이자를 합쳐 최종 수령한 금액은 3500만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러나 이 돈을 다시 적금에 붓자니 최근 펀드로 1년새 50%가량 수익률이 났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귀를 맴돈다. 그래서 김씨도 이제 펀드 투자대열에 당당히 합류하기로 했다. 어떻게 펀드를 골라야 할까. 요즘 뜬다는 중국펀드에 가입해야 하나, 아니면 국내펀드를 들어야 할까 고민이다.

■펀드 선택에도 질서가 있다

펀드 투자를 하는 일반인들은 통상적으로 상품을 먼저 고른다. 물론 자신이 가입하는 금액이 적고 펀드도 1개 정도라면 생각할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김씨와 같이 비교적 큰 돈을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라면 상품만 보고 선택했다가는 자칫 낭패를 당하기 쉽다.

제로인 허진영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에 가입할 때는 먼저 자신의 위험성향과 투자 기간, 자금 규모 등에 따라 자산을 배분한 뒤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3500만원 전체를 최소 2∼3년 동안 눈 딱 감고 펀드에 투자키로 한 김씨는 우선 이 돈을 투자 성향에 맞게 구분했다.

김씨는 1000만원은 가급적 원금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1000만원은 국내 채권형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채권시장이 수익률이 계속 상승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빠른 시장 대응에 비교적 유리한 단기채권형펀드를 선택했다.

나머지 2500만원으로는 좀 더 수익률이 높은 공격적 펀드를 고르기로 했다. 국내 주식비중을 높게 가져 가라는 전문가의 말에 1500만원은 국내 주식형에, 1000만원은 해외 주식형에 각각 할당하기로 했다.

국내 주식형의 경우는 500만원씩 분산 투자하기로 했다. 그래서 시장의 등락을 따라가면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인덱스펀드에 500만원, 상관관계가 비교적 적은 가치주 펀드와 성장주 펀드에 각각 500만원씩을 할당했다.

해외펀드는 최근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이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어 이들 지역에 600만원을 투자하는 대신 지역이 중복되지 않는 친디아펀드나 동유럽펀드, 라틴펀드 가운데 2개를 선택할 계획이다.

그리고 나머지 400만원은 안정성이 높은 선진국펀드 가운데 전망이 밝은 환경 관련 섹터펀드에 각각 투자키로 했다.

하나대투증권 손명철 펀드애널리스트는 “같은 유형의 펀드라도 운용 스타일이나 전략 등에 따라 위험이나 수익률 추구 정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분산시에는 개별 펀드의 성격을 잘 알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최소 6개월, 또는 1년에 한 차례씩은 수익률을 점검해 자신의 펀드 분산 투자비율을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며 어떤 경우든 전체 펀드 투자 자산이 한 지역에 30% 이상 중복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환매 시기 선택에 따라 수익률 달라

통상적으로 펀드는 가입 후 90일 이내에 환매하면 수익금의 일정액을 환매수수료로 내야 한다. 무턱대고 펀드를 선택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일부 펀드는 환매수수료 기간이 3년인 경우도 있다. ‘한국밸류10년투자 주식투자신탁1호’가 대표적이다. 장기투자를 표방한 이 펀드는 가입후 1년 미만에 환매할 경우 이익금의 70%, 2년 미만은 50%, 3년 미만은 3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환매수수료 부과 기간과 금액은 운용사들이 자체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가입시 투자설명서를 잘 읽어 봐야 한다.

또 환매 시간에 따라 기준가 적용 시점이 다르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오후 3시 이전에 환매를 신청했다면 그날 종가가 반영돼 다음날(영업일) 기준가가 산출되며 이를 기준으로 사흘째 환매대금이 지급된다.

그러나 오후 3시 이후에 환매를 신청했다면 다음날 종가가 반영, 이틀째 기준가가 산정된다. 환매대금 지급일은 똑같다.

이 때문에 환매 요청일 당일에만 주가가 폭락했다면 오히려 3시 넘어서나 다음날 환매를 신청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가입자는 폭락한 당일 3시 이전에 가입하는 것이 수익률 관리측면에서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