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현관문을 열어보니 눈이 제법 쌓였다...

아이들에게 눈이 왔다고 말해주니 잠옷 바람으로 쪼르르 나와서 환호성을 질러 댄다...

며칠전 시골에 눈이 많이 내려 걱정되어 친정엄마한테 안부 전화 하는 걸  듣고는 시골에 가자고 조르길래 시간이 안되 못간다고 했더니 많이 아쉬워 했었다.

출근 길에 본 풍경은 아이들의 기쁨보다는 어른들에겐  고생길이었기에 눈이 내리는게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을 것 이다.

차들은 밀려서 움직이질 못하고..걷는 사람은 미끄러워 종종 거리고...나 또한 연신 내리는 눈으로 인해 우산까지 들고 가는 형편이라 조심조심 하며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학원 갈때 추우니 모자 목도리 단단히 챙기고 가라면 일러두고...학원 외에는 바깥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사무실에 있으면 일부러 나가지 않고서는 바깥 모습이 보이질 않기에 하루종일 눈이 내리는지 어떤지는 새로 들어오는 사람한테나 물어 봐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퇴근 무렵에야 눈은 그치고 도로는 녹아버린 눈때문에 질척질척 걷기가 아침보다 더 어려 웠다.

조심하며 집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커다란 눈사람이 떡 버티고 있다..

누가 만들었을까 생각 하며 집에 들어가니 아이들이 없다.

집에 있으랬더니 이녀석들이 어디간거야....흔적을 찾아보니 큰 아들은 점퍼도 안 걸치고 나갔기에 금방 돌아오겠지 생각하며 저녁 준비를 했다.

준비하는 동안 신랑도 들어오고 ...저녁 식탁 준비도 다 되어 가는데...녀석들이 들어 올기미가 없어  슬슬 걱정이 되었다.

혹시 하는 마음에 집 앞에 있는 학교 운동장으로 가 보았다...

많은 아이들과 함께 그 시간 까지 눈 싸움을 하며 신나게 놀고 있는 녀석들이 보였다..

모습을 보니 두 볼은 벌겋게 얼어 있었고 장갑이며...옷이며...거기다 신발 까지 온통 젖어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엄마...

내 모습을 발견한 녀석들이  미끄럽지도 않은지 쪼르르 달려왔다..

늦게 까지 들어오지 않고 ...또 엄마가 집에 있으라는 말을 듣지 않았다고 야단을 칠려 했는데....너무 재미 있었던지 얼굴에 즐거움으로 인해 반짝반짝 빛이 나는 모습에  다른 말은 쑥 들어가고 ...춥지도 않니...라는 현실적인 엄마의 물음만 대신 했다.

엄마 오늘 너무 재미 있었다...

맨날 눈 내렸으면 좋겠다...

참 , 엄마 우리가 만든 눈사람 만든 거 봤어!...

오늘 일기장에 쓸 내용은 정해 졌다...조잘 재잘......

젖어버려 차가워진 장갑 낀 손으로 엄마 손을 덥석 잡으며 두 녀석들이 연신 엄마가 하고 싶은 말들을 막아 버린다...

그래 ...바쁜 엄마 아빠가 방학인데도 자주 바깥으로 데려가지 못해 미안한데 너희들끼리 이렇게 신나고 재밌는 하루를 보냈으니 눈을 내려주신 그분께 감사하자...

엄마...내일까지 눈 안 녹겠지...꼬맹이 녀석의 물음이다...

에구...이녀석들을 누가 말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