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친구가 슬슬 앞날을 걱정하길래 기본적인 재테크인 통장 쪼개기부터 권했다.

예전에 봤던 인터넷 정보를 보여주고 약간의 설명을 하고 있었는데 내 설명은 별 것이 없었는데 

친구가 아, 그래서 통장을 쪼개라는 거구나 하고 납득했던 부분이 있었다.

바로 '왜 통장을 쪼개야 하는가' 이다.

보통 사람들은 재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약간의 정보(CMA로 저수지 통장을 만든다)를 접하지,

그것을 왜 해야하는가는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통장을 왜 쪼개냐 라고 묻는다면 그럼 재테크는 왜 하는데? 라는 되물음에 도착하게 되니까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초보자들은 이유도 없이 일단 쪼개고 보자, 쪼갠 후에는 왜 이걸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계좌를 늘리면 관리가 되기나 할까 복잡해 보이기만 한다.

통장은 보통 4개로 쪼갠다고 치고

1. 월급 통장 - 월급이 들어오고 각종 공과금이 이체되는 통장

2. 지출 / 생활비 통장 - 생활비 등 고정지출이 아닌 항목의 지출, 용돈 등을 이곳에 넣고 쓴다.

3. 투자 통장 - 예금, 적금, 펀드, 주식 등 통장 혹은 이런 곳에 투자할 자금이 빠져나가는 통장

4. 비상금 통장 - 보통 3~6개월치 자신의 생활비를 넣어두고 비상시에만 꺼내 쓰는 돈을 넣어둔다.

통장 쪼개기를 하면 단순히 4개의 계좌가 아닌 더 많은 수의 계좌가 생겨나 복잡해 보일 것이다.

왜 이렇게 쪼개야 하는가.

일단 한 통장에 몰려 있으면 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월급통장에서 외식비가 나가고 전기세가 나가고 비상시에 쓸 돈까지 들어 있다면 정신도 없고 말이다. 

비상금을 다른 통장으로 빼놨다고 치자, 그리고 월급은 10일 적금은 20일에 인출된다고 치면, 

항상 통장 잔고를 보면 잔고가 많아 보이기 때문에 절약의 끈이 느슨해 질 수 있다. 

당연히 20일에 빠져나갈 적금을 망각하고 충동구매하고 싶은 유혹에 지게 된다. 

그리고 20일에 빠져나갈 돈이 없으니 당연히 돈의 회전이 꼬이게 된다. 

만일 쪼개져 있고 지출 통장에 그달의 생활비만 딱 보인다면 내가 돈이 없음을 절감하고 아껴쓰게 된다. 

같은 이유로 당장 현금이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는 신용카드를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압박감을 주기 위해서이다. 

가령 가족이나 절친의 경조사로 인하여 생활비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을 경우, 어쩔 수 없이 비상금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게 심리적으로 비상금이 조금이라도 비어 있는 것이 보이면 도로 채워넣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러한 단순한 욕구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상금을 쓸 일이 이미 발생했으므로 

다음에는 또 어떤 이벤트가 비상금을 쓰게 만들지 불안감을 갖게 되어 다시 채워야 한다는 압박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다음달은 좀 더 소비를 줄이고 비상금을 다시 채우려 노력할 것이다.

이 비상금이 만일 월급 등 다른 목적의 돈과 함께 한 계좌 내에 있다면 이러한 느낌이 날까?

또한 돈의 흐름을 볼 수 있다.

일단 지출 통장에서는 용돈과 생활비만이 빠지게 되므로 그 자체로 가계부 역할을 하게 된다.

요즘은 인터넷 뱅킹 등으로 해당 금액이 무엇에 쓰였는지 메모를 해주는 기능도 있으니 활용도가 높다.

4개의 통장 전체를 보게 되면 한달에 얼마를 받아서 얼마를 투자하고 얼마의 고정 지출이 있는지 체크를 해볼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좀 더 줄일 수 있는 소비를 찾아내고 투자할 금액을 늘릴 수도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4개의 통장을 만들지만 경우에 따라 더 만들어야 한다.

특히 투자 통장의 경우 단순히 예금 통장/적금 통장을 만드는 것이 아닌 지출 계획에 따른 별명을 붙여서 만들길 추천한다.

1년 후 자동차 구입, 내집 마련, 결혼 자금 등으로 쪼개서 돈을 모으거나 예치를 해두면

좀 더 돈을 모으는 즐거움도 있고, 비상금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금액이 적은 것 혹은 필요하지 않는 것부터 해지하여 손해를 줄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달에 60만원의 적금 여력이 있더라도 10/20/30과 같이 쪼개서 가입하는 것을 추천하곤 한다.

급할 때 한 두개만 해지를 한다면 남은 적금으로 다시 돈을 모으고자 하는 의욕도 만들어내기도 하고

대부분의 급한 일이 그다지 좋지 않은 일임을 감안하면 중도해지의 상실감이 적을테니까 말이다.

이것에서 파생되어 10/20/30을 모두 적금으로 하지 않고 장기적인 목적 통장이라면 펀드나 다른 상품으로 가입을 할 수도 있다.

10만원짜리 내집 마련을 위한 3년 펀드, 10만원씩 노후를 위한 10년 연금저축, 10만원과 30만원의 1년 적금 2개,

그리고 1년 후 1년 적금이 만기되면 그 돈으로 예금 가입....과 같은 식으로 짤 수 있다.

비상금 역시 나누고 싶다면 나누자. 경조사금을 따로 빼두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계좌 유지비를 받는 은행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0원 계좌, 소액 계좌가 있어도 문제가 없으니 자신이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계좌를 만들어

나의 돈의 흐름을 보며 효율적인 재테크를 하자.

정 쓸모 없고 계좌가 많아 힘들면 은행에 방문하여 계좌 폐쇄를 해도 되고,

만일 후에라도 은행이 계좌 유지비를 받거든 그 때 해지해도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