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가 사람 잡네.
나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어제 오후 거실에 앉아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방 쪽에서 쿵하는 소리가 나기에 바라보니 후드 옆에 붙어 있던 싱크대 수납장 한쪽이 가스레인지, 가스레인지 옆 보조 탁자, 식탁을 차례로 치면서 마룻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그에 따라 싱크대 수납장은 물론 그 안에 있던 각종 그릇들이 산산조각이 나며 사방으로 튀고 있었다.
침실에서 잠시 오수를 즐기던 부인은 굉음에 놀라 뛰쳐나와서는 마룻바닥에 펼쳐진 상황에 놀라 공포에 떨며 울먹이고 있었다.
몇 년 전에 개인 주택에 살던 처형 댁 싱크대 수납장이 떨어져 큰일이 날 뻔했다는 소리를 와이프한테 듣고 세상에 어떻게 그런 어이없는 일이 있을 수 있는가하고 반신반의 하며 웃어넘긴 일이 있었는데 막상 내가 당하고 보니 이게 희귀한 일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싱크대 수납장을 무엇으로 만들고 또 어떻게 설치하기에 이렇듯 어이없이 수납장이 여기저기에서 떨어져 내릴 수 있는가 말이다.
떨어져 박살이 난 싱크대 수납장을 살펴보니 참으로 어의가 없었다.
그 무거운 수납장의 뒷 판은 겨우 두께 약 3~5 mm의 얇은 합판으로 되어있고 이 합판에 나사못의 머리가 기껏해야 5mm 이하인 나사못 두 개를 박아 벽에 고정을 시켜 놓았는데 얇은 합판이 수납장의 무게를 못 이겨 구멍이 넓어지자 나사못 머리가 합판을 뚫고 수납장 전체가 그냥 떨어져 버린 것이었다.
나사못이 박히는 부분은 합판 뒷면에 좀 굵은 가로 막대를 보강하여 대어 놓던 가 하다못해 나사 못 머리와 합판 사이에 적당한 크기의 와사나 철판 등을 끼워 넣었더라면 나사못이 합판을 뚫고 빠지는 일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을 터인데 도대체 싱크대 제조 회사나 설치 기사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렇듯 간단한 안전 조치조차 취하지 않는지 알 수가 없다.
혹시나 하여 벽에 붙어있는 나머지 수납장들도 조사해 보니 모두 이와 같이 달랑 나사못 2개만으로 그 무거운 수납장들을 벽에 고정시켜 놓고 있었다.
이것들 또한 언제든지 쉽게 떨어져 내릴 수 있게 되어 있으니 불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은 방치했다가는 자칫하면 대형 인명손상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주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글을 보는 회원님들도 댁의 싱크대 설치는 안전 시공이 되어 있는 지 잘 살펴 보시기 바란다.
이글을 보는 싱크대 제조 및 시공 관계자님들은 만약 싱크대 벽장이 떨어져 사람이라도 다친다면 싱크대 제작회사는 엄청난 손해 배상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음을 고려하여 제발 이런 취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여 보다 안전하고 튼튼한 싱크대를 제작하여 제대로 설치해 주기 바란다.
수납장이 떨어져 나간 휑한 벽면을 보니 싱크대를 새로 교체하지 않을 수도 없고 설치하자니 불안하고 이거야말로 대략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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