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돌잔치를 하지 않았답니다.

안하면 몰라도, 돌잔치를 한다면 지인들을 불러 모아야 되는데...

우리야 내새끼 이뻐서 하는 거지만, 지인들이야 내얼굴 봐서 시간쓰고 돈써야 된다는 사실이

폐를 끼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년쯤 지난 어느날 사진을 정리하다 우연히 옛날 사진을 보았습니다.

부모님과 고추를 내놓고 찍은 돌 저의 사진입니다.

예전에는...

이 사진을 보면 고추 내놓고 있는 제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서 키득거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양복입고 머리에 기름바르고 눈에 힘 꽉 주고 계신 아버지...

곱게 빗은 머리에 한복을 입은 어머니...

젊은 날 한껏 멋을 내신 두분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이젠 늙으셔서 옛날 모습과는 많이 다른 두분이 가슴에 메입니다.

그래서

돌이 일년이 한참 지난 어느날 부랴부랴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녀석이 나중에 새끼를 안고

우리 집사람과 내가

머리에 무스 바르고, 이쁘게 화장하고,

무지 촌스런 표정 지으면서

젊은 날 행복한 한 때를 남긴 사진을

흐믓히 봐주기를 바라면서요...

우리 부자마을 돌잔치 축하드리구요..

꼭 사진 찍읍시다.. 제일 촌스런 표정을 짓고..ㅎㅎ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옛날에는 이렇게 촌스러웠나? 이야기 할 수 있을 만큼 발전하길 바랍니다...

봄비는 항상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묘약입니다....

과하지 않고, 그렇다고 적지도 않게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는

그 어떤 글로도 묘사되지 않는

모든 사람 각자각자의 추억입니다....

봄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에

벌떡일어나

고장나 올라가지 않는 차 유리창 고치러

카센터에 달려갈 만큼

친 사회생활인이 되었는데...

그나마 내리는 봄비를 느끼려고

창문을 열어놓고

매콤하게 풍겨오는 흙냄새를 맡았습니다.

그 덕분에 어제 저녁은

로또의 아쉬움보다도,,,선거의 결과보다도,,,

내일 일에 대한 걱정보다도,,,

봄비와 관련된 추억들이

아련히 잠을 재촉합니다...

작년인가요?

KBS 프로그램인 생로병사의 비밀을 봤습니다.

반신욕의 장점을 보여주더군요...

그 후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저녁 30~40분씩 반신욕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데다

설령 한다 하더라도 1달 이상 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제 모습이었는데

반신욕은 지금까지 몇달째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이유는

탕에 앉아 신문도 보고, 책도 보고 하는 혼자만의 시간이

제게 너무 좋았기 때문이죠...(쉿! 저희 집사람에게는 비밀입니다. 헤헤..)

사실 30대 기혼 남자라면

낮에는 일터에서,, 밤에는 가정에서...

혼자만의 시간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건강때문에 해야한다고 생각했다면

다른 운동들 처럼 금방 포기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여간...

그래서인지...

반신욕을 한 이후 올 겨울부터 지금까지 감기 한번 앓지 않았습니다.

(과장법 아님^^ 단 한번도...)

제 집사람도 그렇구요..

참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한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 보세요..

건강도 얻고, 정신적 안정도 얻을 수 있답니다.

그럼 자~~알 사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