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인간은 신과 무척 친했지. 서로 자주 얘기도 나누고 말이야."

"할아버지, 그런데 왜 요즘은 그렇지 않나요.

왜 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며 마주보고 대화도 할 수 없게 되었지요?"

오쇼라즈니쉬 《배꼽》에 나오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 한 토막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계속된다. 할아버지가 손자를 자상한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

"얘야 지금도 신은 바로 우리 인간들 곁에 있다.

그러나 낮게 구부리지 않으면 신을 볼 수 없지.

인간이 낮게 구부리는 법을 잊었기 때문에 신을 만날 수가 없게 되었단다."

하지만 희망을 만들 순 있다.

한 젊은이가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었다.

유일한 희망인 손전등을 들고 서둘러 하산길에 나섰지만 사방을 분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금 지나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제 막 폭우로 바뀌기 시작하자 젊은이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 '번쩍' 번개가 치자, 손전등을 바위에 떨어뜨려 깨뜨리고 말았다.

젊은이는 평소 번개에 대한 공포증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아아~ 정녕 희망이 없단 말인가. 손전등마저 꺼지고 폭우에 번개라니...

" 칠흑같은 어두움 속에서 그는 털썩 주저않고 말았다. 절망감이 몰려왔다.

잠시 후 다시 번쩍하고 번개가 쳤다.
그러자 자신의 눈 앞에 길이 환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청년은 정신을 수습하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번개가 칠 때를 기다려, 조금씩 방향까지 잡을 수 있었다.

이제 번개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좋은 길잡이였다

2004년 마지막을 정리하면서 올해의 마지막 글을 적어본다.
정말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꼭들어맞았던 올해..

내년에는 내가 계획했던 일이 이루어졌음 한다.
의지가 강한 내가 되길 기원하면서...

아듀~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