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 칼릴 지브란 [Kahlil Gibran] -
사랑이 당신에게 손짓하거든 따르라.
비록 그 길은 어렵고 험할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당신을 품거든 사랑이 하는 대로 내 맡기라.
비록 사랑의 깃 속에 숨은 칼이 당신들에게 상처를 내더라도, 사랑이 말하거든 믿으라.
비록 저 하늬바람이 동산을 들부수듯이 사랑의 음성이 당신의 꿈을 깨버릴지라도…
왜냐하면, 사랑은 당신에게 면류관을 씌우기도 하지만, 또 십자가에 못박기도 한다.
사랑은 당신을 키우기도 하지만 또 잘라 버리기도 한다.
사랑은 당신 꼭대기에 올라가 햇볕에 한들거리는 그 연한 가지를 쓰다듬어 주기도 하지만,
또한 당신의 뿌리에 내려가 땅에 얽히려는 그것들을 흔들어내기도 한다.
사랑은 곡식 단을 거두듯이 당신을 거두어 자기에게로 모을 것이요,
당신을 두드려 알몸으로 만들고, 키질하여 겨를 털어 버리고, 갈아 흰 가루를 만들 것이며, 익혀 물렁물렁하게 한 다음, 당신을 자기 거룩한 불에 놓아 거룩한 떡으로 구워 하나님의 거룩한 잔치에 내놓을 것이다.
사랑이 이 모든 일들을 당신에게 베풀어 당신으로 당신 마음 속의 신비를 깨닫게 할 것이요, 그것을 깨달음으로 당신은 큰삶(大生命)의 깊은 마음의 한 가닥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두려운 생각에 당신이 사랑의 평안과 즐거움만을 찾으려면,
차라리 당신의 벗은 몸을 가리고 사랑의 타작 마당에서 빠져 나감이 좋으니라.
거기서 나가 저 계절이 없는 세상으로 들어가라.
거기서는 당신이 웃어도 웃음을 미처 웃지못할 것이요, 울어도 울음을 미처 울지못할 것이다.
사랑은 저 자신 밖에 아무 것도 주는 것이 없고, 저 자신에게 밖에 아무 것도 뺏는 것이 없다.
사랑은 소유하지도 않고 누구의 소유가 되지도 않는다.
그것은, 사랑은 사랑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랑할 때에는 "하나님은 내 속에 계신다."하지 마라,
그보다도 "나는 하나님 안에 있노라."하라.
또 당신이 사랑의 가는 길을 지도할 수 있다 생각 마라,
그 보다도 사랑이 당신을 자격 있다고 보는 때면 당신의 길을 그 사랑이 지시할 것이다.
사랑은 아무 소원이 없고 다만 사랑 자체를 채울 따름이니라.
그러나 만일 사랑하면서도 소원을 품지 않을 수 없거든 이것이 당신의 소원이 되게 하라.
녹아서 흘러 가며 밤을 향해 노래를 불러 주는 시내처럼 되기를,
지나친 다정의 고통을 알게 되기를,
사랑으로 하는 알아줌으로 서로, 서로 상처를 입게 되기를,
그리하여 즐겨서, 좋아서 피를 흘릴 수 있기를,
새벽에는 마음의 날개를 치고 일어나 또 하루 사랑의 날을 보내게 되었음을 감사할 수 있기를,
낮에는 쉬며 사랑의 황홀을 명상할 수 있기를,
저녁엔 감사로 집에 돌아올 수 있기를,
그리고는 속으로는 사랑하는 자들을 위해 가도하며 입으로는 찬송하는 노래를 부르며 잠이 들 수 있기를….
.gif)
● 生活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