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고.. 현 직장에서.. 20여 년 이상을 같이 일한.. 나의 대선배.. W가 있다.

매사에 치밀하고.. 열심히 일하는 그분은.. 나의 멘토였고... 매사에 잘 나갔었는데...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가 없기에... 우리 직장에서 은퇴하게 되었고...

나이는 많지만, 그분의 능력을 높이 사는 데는 아직도 얼마든지 있어...

다른 데로 가서.. 계속 근무 중이다.

그분 부친의 부고(訃告)를 받게 되어.. 다녀왔다. 

병원, 장례식장에서.. W를 오랜만에 만나 조문을 할 수 있어 좋았고...

또.. 예전에 알던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그분 아버님의 나이 !!

향년 98세다 !!

"만"으로 세었을 테니.. 우리나라 나이로는.. 근 100세다 !!

참으로 천수를 누리신 것 같다.

W가 하는 말도.. 아버님이.. 근.. 한 세기를 사셨는데...

참으로 건강하셨단다.

다만.. 마지막 며칠 아프시더니... 갑자기 돌아가셨단다.

그런데... 요즘.. 이런 장수(長壽)가.. 이분만은 아닌 것 같다.

예전에는 80대에 가시는 분이 대세였는데...

요즘은 90대가 대세인 것 같다.

확실히.. (적어도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평균수명이 늘어났음을.. 피부로 느낀다.

주변 사람들 말이...

우리 때는 아마도 100세가 넘을 것 같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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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설날 때... 큰아들 내외가 다녀간 이야기를 올렸었다.

( ☞ 설날 - 큰아들 부부 (1) - 아점 !!,   ☞ 설날 - 큰아들 부부 (2) - 저녁 !!,   ☞ 설날 - 큰아들 부부 (3) - 아점 !! )

설날 연휴 마지막 날에.. 아점 먹고 출근하여.. 일하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받아보니.. 나도 잘 아는... 와이프의 동네 언니인데... 지금 어느 종합병원 응급실이란다.

와이프가.. 너무 열이 있어... 깜짝 놀라..

자기가 차에 태우고.. 병원 응급실에 왔고...

이런저런 검사 끝에...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라는 진단이 내렸고...

지금 주사 맞고.. 잠이 들었으니..

가급적 빨리.. 병원 응급실로 오란다. @@

왜.. 열이 심했을까 ??  몸살 ??  

설날 연휴 때.. 큰아들 내외 때문에.. "역 시집살이"하느라 너무 힘들었나 ??

동네 그 언니는 왜 우리 집에 있었을까 ??  등등을 생각하며.. 차를 몰고 달려가... 주차를 하고...

병원 응급실 쪽으로.. 복도를 걸어가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어느 아는 사람(S)을 마주치게 되었다.

우리 직장에.. 그.. S라는 사람이 있는데... 서로.. 얼굴은 알지만..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자세히는 모르는 사이이다.

근 20여 년 이상 세월을... 일 년에 몇 번 정도.. 식당 등에서 마주치는 사이 !!

내가 친한 어느 분의 친한 친구라는 정도의 사실...

대단히 유능하다고.. 운동도 잘한다고.. 한때는 실세였다고.. 소문난 사람...

나하고는.. 이상하게.. 단 한 번도 정식 인사를 나눠본 적이 없는 사이...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어렴풋이 이름은 알지만.. 정확한 이름은 잘 모르는 사람...

최근에.. 그 사람(S)의 부친상이 있다는 소식이.. 이메일을 통해 왔다.

그렇지만.. 나는.. 그 사람이 나와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내가 조문을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와이프가 병원 응급실에 있다고 연락받아.. 허겁지겁 병원으로 달려왔는데...

세상에.. 그 사람(S)을.. 마주친 것이다.

그런데.. 순간.. 살펴보니.. 그 사람은 "상복" 차림이었고...

그 사람이 두 손을 내밀며.. 내 손을 꼭 잡고.. 내 이름을 정확히 부르면서...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는 것이었다.

순간 상황파악을 하였는데...

그 사람 부친상의 날짜가 오늘과 겹쳐있고...

모신 장소가 바로 이 병원의 장례식장인 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온 게 아니라고 말하기가 뭐하여...

참으로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그분이.. 고맙다는 인사를 한 번 더 하더니.. 꼭 식사를 하시고 가라며.. 자리를 떠난다.

참으로 난감하고.. 또.. 난감하고.. 민망하다. !!!

이를 어쩌나... ㅠㅠ

그 사람은 어찌 내 이름을 다 기억하고 있단 말인가...  ㅠㅠ

아무튼... 와이프를 만났고..

담당의의 설명을 듣고, 퇴원 수속을 하고.. 약을 탔다.

와이프는 생각보다 멀쩡했다.

와이프에게 방금 있었던 사건의 자초지종을 말하고..

겨우겨우 사태수습을 마무리하고...

병원을 빠져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