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부자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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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좋은글 나...

 

 

 

 

그림자

 

 

 

햇빛이 겨누는 창끝에 놀라

문득 걸음을 멈춘다

 

그림자가 짧다

 

뒤따라오던 불안은 어디로 갔을까

내가 헤치고 온 풀마다 누렇게 말라있다

시든 풀을 보고 울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나는 덜 여문 잔디씨 몇을 훑어 달아난다

 

끝내 나를 놓치지 않는 그림자

흩어지는 잔디씨에도 그림자가 있다

 

-나희덕-

 

내 책장의 시집들위에 먼지가 뽀얗다

오랜만에 내가 사랑하는 나희덕 시인의 시집을 뽑는데

먼지들이 우르르 딸려나온다

 

조금, 슬프다

 

시간을 내어 하늘을 올려다본지도

오래되었다

시간을 내어 친구들과 수다를 떨어본지도

오래되었다

시간을 내어 영화관에 가 마음을 풀어놓고 영화를 본지가

오래되었다

 

그러나 딸이 그 시간을 채운다

딸의 재잘거림과 늘 엄마들사이에 부러움의 대상인

딸의 의젓함과 지혜로움에

그 잃어버린 시간들을 채운다

 

조금, 행복해진다.

 

딸이 고학년이 되면 꼭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다

고요한 산사로 한 며칠...

 

 

내게 붙어있는 단단한 그림자들은 무얼까?

한번쯤은 내게 붙은 그림자들 모두 떨어내고

그림자없이 깃털처럼 가볍게...더 가볍게....

 

 

 

 



주제 : 개인 > 일기/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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