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문제 회피형 남편 - 결혼 9년 차. 아내(33) 남편(37)
말다툼 끝에 4개월간 서로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가 함께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한 상태. 그럼에도 가족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연을 신청했다.

step 1. 전문가 진단 · 생활 패턴 분석 부부는 각자의 영역이 있다. 안방은 아내, 거실은 남편이 차지한다. 남편이 화장실로 들어가면 그사이에 아내가 거실로 나온다. 남편은 홀로 빨래를 하고 밥을 차려 먹고 TV를 보다 거실에서 잠을 한다. 전문가들은 두 사람 모두 대화를 단절해 갈등 상황을 피하는 '회피-회피 유형'이라고 정리했다.
step 2. 1차 전문가 상담 불화가 생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상담을 했다. 이 과정에서 남편은 "내가 부족한 사람인 줄 몰랐는데, 아내가 다른 집 남편들과 나를 수입·차 등으로 비교하면서부터 내가 점점 부족한 사람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는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남편은 전문가의 권유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아내에게 '솔직하게 '전했고, 부부는 함께 눈물을 흘렸다.
step 3. 2차 전문가 상담 1차 상담 뒤 남편은 아내의 동태를 살피기 시작했지만 끝내 말은 건네지 못했다. 다시 상담이 진행됐고 아내는 남편이 바람을 피워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 일로 자존감이 떨어진 아내는 남편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남편은 울먹이는 아내를 보고 '진심으로' 사과했고 전문가의 권유에 따라 아내의 손을 잡았다.
step 4. 연극 치료 남편은 아내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이후 부부는 연극 치료를 받았다. 아내는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버리는 역을 하면서 돈, 인생의 계획, 자신에 대한 믿음을 버렸지만 끝끝내 '가족에 대한 사랑'만큼은 쥐고 있었다. "이것마저 놓게 되면 나는 살 수가 없다"고 말하는 아내를 보면서 남편은 아내와 가정의 소중함을 느꼈다.
step 5. 3차 전문가 상담 부부의 대화 방식을 파악했다. 부인은 '놀아달라'는 의미에서 컴퓨터에 빠진 남편의 자세를 책망했는데, 전문가는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낫다"고 충고했다. 성격 유형을 분석하자 남편은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아내는 함께하는 걸 좋아해 부딪히게 되는 것을 알았다. 그 결과, 남편이 적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step 6. 부부 캠프 부부는 함께 찰흙으로 탑을 만들었다.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단둘이 뭔가를 하는 건 몇 년 만의 일. 부부는 죽음을 앞둔 상황을 가정해 서로에게 편지를 쓰고 배우자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다시 말다툼을 하곤 하지만 부부는 '감정을 나누는 것이 부부관계 회복의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돼 자연스럽게 감정을 공유한다.

C/A/S/E 집안일에 관심 없는 남편 - 결혼 4년 차. 아내(34) 남편(38)
사내 커플로 결혼한 부부. 남편은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벌고, 아내는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다니면서 가사와 육아를 책임진다. 남편과 달리 아내는 부부생활에 불만이 많다.

step 1. 전문가 진단 · 생활 패턴 분석 남편은 결혼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주말 오후, 부부가 함께 식사를 하다 아내가 아이를 재우러 간 사이 남편은 식사를 마치고 혼자 소파에서 쉬더니 방으로 들어가 낮잠을 잔다. 이후 아내와의 외출 약속마저 취소한다. 반면 아내는 밥도 못 먹은 채 개수대에 쌓여 있는 그릇들을 설거지한다.
step 2. 1차 전문가 상담 주 5일 내내 야근, 회식 등으로 귀가가 늦는 남편이 새벽 2시에 들어와 "sorry"라는 말 한마디로 상황을 종료한다. 아내는 "기다리는 사람 생각해서 전화라도 해주지 그랬냐"고 말하지만 이내 화를 삭인다. 아내는 전문가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면서 "남편이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아서 힘들다"고 말했다.
step 3. 2차 전문가 상담 '사회생활은 1백 점을 꿈꾸고 가정생활은 어느 정도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남편은 각자의 역할만 잘하면 되는데 아내가 왜 힘들어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step 4. 3차 전문가 상담 부부는 서로의 의사 표현 방식을 알게 됐다. 싸운 뒤 어색한 분위기를 싫어하는 남편은 아내에게 먼저 사과하며 상황을 종료하지만 아내는 그 말에서 '진심'을 느끼지 못하는 것. 전문가는 "진심이 묻어나는 사과를 해야 진정한 화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담을 하면서 감정을 나눈 부부는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고백했다.
step 5. 연극 치료 · 성격 유형 검사 성냥팔이 소녀를 연기하는 아내가 사람들이 채근하는 데도 한마디 말도 못하고 눈물 흘리는 걸 보며, 남편은 아내가 겪었을 그간의 고충을 이해한다. 성격 유형 검사를 실시하면서 남편은 그때그때 스트레스를 풀고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하는 반면, 아내는 그러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부부는 '감정을 공유하기'로 약속했다.
step 6. 부부 캠프 부부는 점토 만들기를 하면서 뭔가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다. '내가 변하면 상대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느낀 남편은 가사를 돕고, 회식도 중간에 적당히 끊고 들어온다. 이제 다른 곳에서 자던 부부는 한 침대에서 같이 잔다.

C/A/S/E 가족과 어울리지 않는 남편 - 결혼 20년 차. 아내(47) 남편(48)
남편은 날마다 집에 들어오지만 가족 구성원과 어울리지 못한다. 사업이 잘될 때는 집에 있을 시간이 없었고, 사업이 안 되는 지금은 가족과 지내는 법을 모른다.
step 1. 전문가 진단 · 생활 패턴 분석 · 1차 전문가 상담 남편은 사업 실패로 자신감을 잃은 상태. 불안과 우울 정도가 높다. 빈손으로 집에 들어가는 것도 힘들고, 가족이 자신에게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 괴롭다. 반면 아내는 사업이 잘됐을 때도 남편이 자신을 챙겨준 적이 없다며 서운해한다. 남편은 홀로 식사하고 홀로 잠자리에 든다.
step 2. 2차 전문가 상담 · 미술 치료 상담 전날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 않아 상담이 미뤄졌다. 남편은 결혼 초부터 아내가 뭐든 잘하는 큰 존재로 보여 칭얼대는 게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미술 치료를 통해 20년 후 전원생활을 꿈꾸게 된 부부는 삶의 목표를 공유한다.
step 3. 부부 캠프 남편은 아내와 함께 체조를 하면서 딱딱하게 굳은 아내의 등을 보며 그간 아내가 겪었을 고충을 이해했다. 부부관계 개선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 남편은 여전히 홀로 식사를 하지만 아내가 곁에 앉아 이야기 상대가 돼준다. 남편은 아내와 공원 산책도 나가며 함께 어울리기 시작했고, 아내는 남편에게 밥 차려주는 소소한 즐거움도 느낀다.

C/A/S/E 아내 무시하는 남편 - 결혼 8년 차. 아내(34) 남편(36)
남편은 그것 하나 못 하느냐, 그걸 알기는 하느냐, 왜 그렇게 낭비가 심하냐, 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느냐면서 사사건건 시비다. 아내는 그런 남편 자체가 너무 싫다고 한다.
step 1. 전문가 진단 · 생활 패턴 분석 남편은 아내가 자꾸 물건 정리함을 사들이는 게 불만이다. 아내는 집이 지저분하다고 채근하는 남편과 살다 보니 그런 물건을 사게 된다고 맞대응한다. 남편은 아내가 밥 대신 스파게티를 해도 불만.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아내는 아이에게도 짜증을 낸다. 부부는 일상적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대화를 나눈다.
step 2. 1차 전문가 상담 상담을 받기로 한 전날 늦도록 술을 마신 남편은 끝내 상담 중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내는 홀로 상담을 받으며 남편이 시댁 일이나 술 약속을 우선으로 하고, 자신을 뒷전으로 여긴다고 푸념했다. 전문가는 "비난하는 대화법에서 벗어나보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남편에게 화를 내지 말라"고 하고, 여자는 그 약속을 지켰다.
step3. 2차 전문가 상담 · 미술 치료 상담 과정에서 남편은 회피형이고 아내는 공격형이란 걸 알게 됐다. 남편은 화를 내지 않으려고 입을 닫고, 아내는 비난을 표출하는 것.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미술 치료를 받으면서 아이들이 '조금만 건드리면 스트레스 때문에 터져 죽을 것 같은 대상'을 그리는 걸 보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한다.
step 4. 남편의 다짐 남편은 '먼저 달라질 수 있는 사람이 먼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가능한 한 아내에게 트집을 잡지 않고, 칭찬거리를 찾고, 먼저 도와주기로 한다. 과거에는 아내가 말하면 "관심 없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step 5. 3차 전문가 상담 · 미술 치료 부부의 근원적인 상처를 알게 된다. 아내는 남편이 친정에 대해 비꼬고 둘째를 출산할 때 함께 있어주지 않았던 일을 원망하고 있었다. 이후 남편에게 마음을 닫아버렸는데 남편은 그 상황을 진심으로 사과했다. 부부는 서로의 손을 포갠 석고상을 만드는 미술 치료를 통해 스킨십을 하고 애정을 교환했다.
step 6. 부부 캠프 배신감을 표현하는 역을 연기하는 아내가 두 손을 꼭 쥔 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눈물을 흘리자 남편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다. 아내는 자신의 감정을 남편이 이해해준 것만으로도 위로를 얻었다. 부부는 유언장을 작성하며 서로의 존재감을 파악했고, 남편이 먼저 변하기 시작하자 아내도 변했다. 따로 자던 부부는 함께 자기 시작했다.

★ Check Point
'정서 중심적 부부 치료법'의 핵심!
부부관계를 강화하는 7가지 대화법
'정서 중심적 부부 치료법'은 1980년대부터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부부관계 개선 프로그램이다. 캐나다 오타와대학교의 심리학과 수잔 존슨 교수가 개발한 모델로 부부는 대화를 하면서 자신들의 '부정적 대화 방식'에 가려진 내면의 정서를 발견하고, 부정적 대화 방식을 배제한 채 감정을 공유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낸다. 미국심리학회에서 부부 치료의 모델로 인정받은 이 치료법은 2004년부터 한국에서 적용되고 있다. 정서 중심적 부부 치료법의 핵심인 '부부관계를 강화하는 7가지 대화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 대화법 파악하기 - 부정적 대화 방식을 밝혀라
사람들은 배우자와의 유대감이 사라지면 배우자를 공격하거나 피한다. 서로를 비난하기도 하고, 회피하기도 한다. 공격-회피형, 공격-공격형, 회피-회피형 대화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화 방식이 지속되면 부부는 감정을 공유할 수 없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제2 대화법 뿌리 찾기 - 원 상처를 찾아라
잘못된 대화 방식을 이해한 부부는 서로의 내면에 주목한다. 솔직한 대화가 오가는 과정에서 부부는 상대의 상처를 알게 된다. 그리고 부부는 자신의 상처를 표현하고 그 감정을 이해하며 보듬어주는 과정에서 정서적으로 결합한다.
제3 대화법 돌아가기 - 갈등의 시작으로 돌아가라
부부는 연극 치료, 미술 치료 등을 통해 자신의 이전 모습을 돌아보며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그러면서 다시 안전하게 애착관계를 형성한다. 이제 부부의 긴장을 완화하고 결합을 강화하는 새로운 대화법을 배울 채비를 하는 것이다.
제4 대화법 요청하기 - 안아달라고 요청하라
이 대화법을 익히면 부정적인 관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정서적인 강한 결합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열정이 넘친 초기 연애 시절에도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그 결과, 부부는 자신과 배우자를 이전과 다른 시각으로 이해하게 된다.
제5 대화법 용서하기 - 상처를 용서하라
부부들은 관계외상(사건으로 생긴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관계외상을 해결하지 않으면 교감을 나누기 어렵다. 그러므로 상처 받은 이가 고통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가해자인 배우자가 진심 어린 용서를 빌면서 관계외상을 해결해야 한다.
제6 대화법 접촉하기 - 신체적으로 접촉하라
안전한 결합과 성적 만족도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 즉, 정서적으로 결합되면 성관계가 늘어나고 성관계를 통해 정서적 결합은 더욱 강화된다. 결과적으로 부부는 편안하게 성적 자극을 즐기면서 자신들의 성욕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제7 대화법 유지하기 - 사랑을 생기 있게 유지하라
부부 치료 후 불화가 재발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위기의 원인을 파악해 이를 주의하고, 크고 작은 일을 축하하면서 서로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라.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포옹을 나누는 것도 관계 유지에 좋다. 미래에 대한 소망을 함께 나누는 것도 올바른 방법이다.

■ 참고·날 꼬옥 안아 줘요(이너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