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들 --

1.일본에 대해

이런 저런 사정으로 어쩌다가 일본에 대해 알게 된 결론은:

일본은 독일이 아니고 일본인은 독일인이 아니다. 절대로 과거에 대해 사과 안한다. 유일하게 복수하는 방법은  당한만큼 돌려주는 것이다. 일본을 식민지삼는다고 생각하고 오늘하루도 최선을 다하여 살면 된다이다. 일본은 철저히 힘의 논리로 세상을 이해하려 하지 한국인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안 겪어봤으니까. 일 더하기 일이 삼이라고 우겨서 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려면 돈있고 힘이 있으면 된다. 돈 없고 힘 빠질 때를 노렸다가 우아하게 접수해 버리면 된다.

2. 군 출신 지도자들에 대해

군 출신 대통령이 통치했을 때 나라가 잘 되었으면 그게 한국 스타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안해보는 것 같다. 예전에 미국이 필리핀을 미국식 민주주의로 체질개선하려다가 망했던 적이 있다. 미국식 민주주의가 모범답안일 수는 있지만 정답이 아니라는 소리다. 특히 망할 것 같은데 망하지 않고 경제순위 10위를 이룬 한국한테 니네 대통령 군사 독재자라고 비판하지 않는다. 독재가 뭔지 제대로 정의하지도 못하는 어설픈 지식인들이 자기 밥그릇을 유지하기 위해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의 시간을 낭비하기만 한다. 

미국에도 어설픈 좌파 교포들 많다. 자기 인생이 미국 주류사회에 끼지 못한 것은 대한민국 탓이란다. 미국 들어올 때 무궁화여권 때문에 사람취급받은 것은 대한민국이 그냥 당연히 해준 것인 가보다. 한국이 나한테 해준게 뭔데? 개소리같은 하소연이다. 그럼 너는 미국에 오면서 미국한테 뭘 해줄것이라고 작정하고 왔니? 미국서 한국 욕하면 퍽이나 주류사회에서 널 끼워 주겠다. 죽었다 깨어나도 한국계 미국시민이지 미국인이 될 줄 알았니...괴로운 인생에 대한 울분을 먹이삼는 종북좌파에 포섭이 되어 열심히 일요일마다 한국을 "까러" 교회에 온다. 미국사람들도 한국지도자들을 연구많이 한다. 그 사람들한테 이메일로 문의할 실력은 못 되고 만약에 했다가 객관적 사실에 설득될까봐 미국사람들한테는 오히려 아무말도 안한다. 비겁한 인간들. 

3. 바나나들에 대해

이건 사실 그 부모들이 초래한 문제이다. 제발 한국어 좀  똑바로 가르쳐라! 주구장창이 아니라 주야장천이다. 어색함이지 위화감이 아니다. 책 좀 읽혀라! 대화가 안 통한다. 소유격 조사도 제대로 감당이 안 되어 계속해서 고향에 봄이란다. 고향 "의" 봄.알겠냐! 성적이 안돼서 의대 못간것을 미국선생 탓하지 마라. 여름 학기 곧 시작한다. 구몬을 시키든 눈높이를 시키는 아주 기초부터 수학을 잡아 족쳐라. 이번에 수학 못 떼면 미국애들처럼 바짝 현금벌이시켜라. 자생력도 없고 동기부여도 안되고 미국에서 누구나 다하는 영어, 그 영어만 한다고 당신의 이민이 성공한 것이 아니다. 제주도 가서 제주도 방언을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제주도에서 성공한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차라리 그렇게 부러워하는 백인을 며느리삼고 사위삼아야겠다고 열망하는게 훨씬 현실적으로 성공(?)으로 가는 길을 단축시킬 수 있을것 같다.

아들이 가던 가정내 어린이집을 그만두게 되었다. 사실 2주전에 "퇴원" 조치한다고 통보를 받고 2주동안 열심히 다른 대안을 찾았다. 그 2 주 동안 가정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그 샤앙뇬의 크고 작은 잘못들을 아주 자세히 허가기관에 보고했다.

아들은 만 3.5세이다. 9월이 되면 딱 4세가 된다. 굉장한 개구쟁이이고 장난꾸러기이다. 우리의 장난꾸러기가 그 어린이집에 있던 16개월된 남자아이를 논다고 밀었는데 그 아이가 장난감 테이블에 부딪혀 입 안에 피가 났단다. 그 엄마는 난리를 피우고 그 운영자는 이러다가 라이센스 놓치고 돈도 못 벌겠구나싶어서 우리 아들을 퇴원한다고 통보를 해왔다. 그렇다. 돈있고 학벌있고 훨씬 더 예뻐도 소용없다. 미국이 이런나라이다. 심한 장난을 한국식으로 엉덩이 찰싹 한대 때려가면서 야단 칠 수도 없다. 잔소리만 할 수 있다. 우리의 세살반은 아직도 왜 자기가 다른 곳에 데이케어 가야하는지 잘 모른다. 학습효과없이 퇴원 당했다.

일단 퇴원시킨다니까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년이 그 2주 동안 성의없는 행동을 좀 했다. 어느 날은 항문이 지저분한 채로 집에 왔고 어느 날은 12시에 문 연다고 시간 맞춰 갔더니 이미 점심을 다른 아이들과 먹고 있었다. 그 때까지는 참았는데 이제 생각하니 미국년들한테는 안통하는 한국식 "관용"의 오류였다. 그것도 일단 어차피 나가는데 싶어서 넘어갔다.

내가 폭발해버린건 며칠전 파트타임 일을 구해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 년이 목요일에 한다는 말이 금요일에 12시에 닫을거라고 했다. 

이게 돌았나... 피를 봐야 정신을 차리나...

바로 허가기관의 모니터에게 이메일로 이 때까지 봐주고 있었던 불미스런 일들을 다 상세하게 고발했다. 일단 죄송하다고 하면서 그런 일 있을 때마다 참지말고 바로 고발하란다. 그리고 12시 이후부터 오후 5시까지 커버못해주는 시간에 대해 보상해 주겠단다. 2주 전에 퇴원통보받아서 조용히 가고 싶었는데 그 2주 동안 정신적으로 학대당한것 같다. 그런 년들한테 라이센스 주지마라고 했다. 가만히 있으면 호구로 본다. 이래서 암만 좋은 학교나오고 좋은 직장다녀도 동양인이 바보 취급당하는 이유인 것 같다. 공부만 잘하고 일만 잘했지 권리주장은 안하니까 우리를 호구로 알아요.

혹시 미국에 짧던 길던 와서 있어야 할 분들은 -- 이민 제발 오지마라, 요새는 역이민가는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들이다 -- 알아두시길 바란다. 미국에서는 처음부터 쎄게 나가야 한다. 어수룩해 보이거나 수수해 보이거나 불편함을 제 때 호소하지 않으면 바보취급을 받는다. 아무리 교양있어 보이는 인간들에게도 가끔은 나도 욕을 할 줄 알고 싸울 줄 안다는 것을 복습시키는게 중요하다.

데이케어 마지막 날 데리고 나갈 때 출석표 옆의 현금을 조용히 놓아둔 것을 보았다. 자기 모니터한테 연락을 받아서 돈 놔뒀다고 말은 잘 했다. 돈 지갑에 넣고 그 길로 말없이 아이 데리고 나갔다. 모든게 끝났다. 

돈 낸 만큼 감정노동의 강도가 세어지니 예산이 허락하는 폭 안에서 가장 비싼 곳으로 보내기로 했다.  

미국에 있었던 시간만 다 합해도 15년이 다 되는데 아직도 낯선 순간들이 많다. 저렴한 B급 문화가 환영받고 제대로 된 고급영어를 하면 뒤에서 잘난체 한다고 비아냥거리는 싸구려 정서가 팽배하다. 자신들의 뿌리도 모르고 세계 속의 미국의 지위를 앞 세대들이 어떻게 일구았는지 모른체 사는 불쌍한 인간들로 가득찬 곳이기도 하다. 

그 중에도 고르고 고르면 보석같은 사람들도 있기는 있다. 드물어서 그렇지 노력을 하면 보이기는 한다. 미국년은 미국년한테 통하는 방식으로 미국사람에게는 미국사람 방식으로 미국 분에게는 미국 분 방식으로 해줘야겠다.

결혼 9년차 다돼가는 선배가 진심어린 충고하나 한다.

절대로 좋은일은 시댁에 알리지 마라. 시댁은 여러분의 엄마 아빠가 아니다. 

여러분이 석달만에 허리를 1인치 줄여도 친정엄마는 수고했다고 할 것이다.

여러분이 졸라 커트라인 높은 학교에 붙으면 일단 붙었다는 사실 자체에 친정아빠는 싱글벙글하면서 축하해 줄것이다.

9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난 시댁이 너무 싫다. 그냥 너무 안맞다. 미치겠다. 

이제는 알겠다. 희소식을 전해도 묵묵부답인 이유를. 혼인으로 묶여진 법적관계인 것을 그 동안 학습적으로 상기시키지 못했다.

자, 다짐하자! 

절대로 속도 보이지 말고 희소식은 더더구나 전하자 말자. 식구가 아니라 법적관계일 뿐이다.

식구가 아니라 법적관계일 뿐이다.

식구가 아니라 법적관계일 뿐이다.

식구가 아니라 법적관계일 뿐이다.

난 손글씨로 저 문장을 오늘 백번 쓸것이다. 영원히 결코 잊지 않고 살것이다. 

차라리 비아냥이냐 평가절하 코멘트가 낫다. 침묵은 정말 관계단절을 부른다. 

난 이제 왜 사람들이 이혼하고 혼자 사는지 혹은 재혼을 하는지 알겠다. 이제 알겠다. 

애 없는 새댁들은 잘 생각해라. 숙고하고 고민해서 앞으로의 삶을 알차게 보내기 바란다. 난 오늘로서 시댁과 정말 끝이다. 더 이상 소식을 안 준다. 건너 듣던 돌아돌아 듣던 그것들 재주껏 궁금하면 알아내겠지.

식구가 아니라 법적관계일 뿐이다. 다들 숙지하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