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민의힘 대표로 협의체에 참가한 이만희 의원은 국회에서 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의료계가 2025년도 의대 정원 변경을 지속해서 요청해왔다. 이는 입시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참으로 어려운 요구였다"며 "협의체 대표들은 당분간 공식적 회의를 중단하고 휴지기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언제부터 다시 재개하자는 합의된 날짜는 없다"며 "휴지기 동안에도 정부와 여당은 의료계와 대화를 지속해서 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의정 협의체는 앞서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연일 발생하는 상황에서 의료 개혁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11일 출범했다. 협의체에는 국민의힘, 정부,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KAMC) 등이 참여했다.
협의체 출범을 이끈 이는 한동훈 대표였다. 한 대표는 지난달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보다 시급한 민생은 없다"며 "그러기 위해 11일 여야의정협의체를 출범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여야의정) 모두 다함께 시작하면 더 좋겠지만, 지금처럼 더불어민주당이 참여에 대해 처음과 달리 전제 조건을 강조하면서 계속 불참 입장을 고수한다면 날씨와 의료 상황이 심각한 만큼 '여의정'만이라도 우선 출발하고자 한다"고 했다. 불완전한 형태로 출범한 협의체가 결국 좌초한 셈이다.
의료계 "정부·여당, 사태 해결 의지 없어...참담"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오른쪽)과 이종태 KAMC 이사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와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4.12.1 ⓒ 연합뉴스
의료계는 정부와 여야 모두에 책임을 돌렸다. 의료계 대표로 참가한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이날 "그동안 대한의학회와 KAMC는 2025년 의과대학 정원 관련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충분히 검토해 구체적 조정안을 제시했다"며 "또한 2026년 증원 유예와 함께 합리적 추계 기구를 신설해 2027년 이후 정원 논의를 진행하자는 제안도 협의체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입시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급박한 현실에서 유연한 정책 결정을 통해 의정 사태 해결의 의지를 조금이라도 구현하려 간절히 요청했으나, 정부는 어떠한 유연성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지난 주 회의 이후 마지막까지 정부의 성의 있는 태도 변화를 요청했지만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떤 응답도 받지 못했다"며 "의료 현실의 심각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여당은 해결을 위해 정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거나, 중재에 나서지 않아 그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야당 역시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며 의정 사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정부와 여당을 비난하는 모습에 과연 야당이 원하는 결과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협의는 의미가 없으며 정부와 여당이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지금 대한의학회와 KAMC는 협의체 참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지금이라도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여야 역시 말 뿐이 아닌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국민을 위한 해결책 마련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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