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들 준비물이 칫솔, 치약, 컵 이였습니다.

1학기 내내 단 한번도 학교에서 양치 한 적 없다길래 '그럼 안 가져 가도 되겠다' 하고선

안 챙겨줬습니다. (방학 전에 학교 청소가서 보니 다들 칫솔에 곰팡이 생긴 채로 있더라구요.)

그런데 그것 때문에 수업중에 반성문을 썼다네요.

많이 속상했던지 울면서 콜렉트콜로 전화를 했는데  

저 때문인가 싶어 일도 손에 안잡히고 맘이 안 좋네요.

다른 엄마들 선생님께 인사(?) 한 번 하라던거 무시한 것도 맘에 좀 걸리구요.

아이가 학교에 가면 맘이 좀 편할 줄 알았는데 너무 힘이 듭니다.

선생님 심부름 아니면 학생이 타서는 안 되는 엘리베이터.

교장실 지나는 복도라 신 벗고 들어 선 아이를 다시 돌아가라는 행정실 선생님.

손가락 하나에 차렷, 둘에 열중셧 하라는 선생님. (이게 왜? 하시는 분 계시겠지만

뒤에 서서 선생님이 그러시는 모습을 보니 학교가 아닌 군대에 아이를 보낸 느낌이더라구요)

시대가 바뀌었고, 교육의 질 또한 바뀌었다 생각했는데....

학교라는 곳은 그리 유연한 곳이 아닌가 봅니다.

아들이 입학한지도 어느덧 한달이 됐다.

엄마도 아들도 낯선 것 투성이여서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시간이였는데,

정규수업이 시작되고 방과후 학습을 하게 되니 또 새로운 일상이다.

오늘은 컴퓨터 첫 수업날.

컴퓨터실 한번 가봐서 잘 찾아가겠지 했는데....

이런....

어머님 깜짝 놀래서 전화하셨다.

2시까지 데리러가려고 했는데 1시 20분쯤 혼자서 집에 왔단다.

생애 첫 나홀로 하교다.

근데 대견하다 칭찬은 안하고 컴퓨터 수업 빼먹은 것만 야단쳤다.

야단치려고 한건 아니였지만

'다음에 가면 돼요, 안그러면 취소하세요, 몇번 말해요 까먹었다니까아아요'

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아들의 태도에 화가 났다.

컴퓨터 수업 하루 받고 추천서 한장 달랑 들고 와서는 꼭 하고 싶다고 해서

하라고 했건만 이 자슥이 요런 반응을 보이다니... 부글부글

한소리 했다고 혼자서 대성통곡에 자학까지 했단다.

그 때문인지 저녁부터 열이 난다....

밥도 대충 먹는다....

보통 때 같으면 책 다 읽을 때까지 안자던 녀석이 오늘은 눈감고 들을께요 한다.

그러고는 볼따구니가 잘익은 홍시 같이 해서 땀을 뭣 같이 흘린다.

보일러 틀면 덥다고 한겨울에도 창문 열어 두는데 오늘은 이불까지 덮고 잔다.

똥강아지 앓는 소리도 한다.

혹시나 좀 제대로 된 잠꼬대를 할까 귀를 기울여 보지만 오늘은 안한다.

두우~시간 그러고 나니 열도 내렸다.

앓지도 않는다.

자식.... 미안하게시리....

꿈에선 니가 엄마해~

들어보셨나요?

저도 듣도 보도 못했어요.

학교 제출하려고 받은 진단서에 그렇게 적혀 있네요.

이런 병 앓았다는 사람도 못 봤구요. (인터넷 검색하니 좀 있긴하네요)

근데 요 병때문에 아들이 사흘이나 학교를 못 갔어요.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서 아프다고해서 처음에는 학교 가기 싫어 꾀병하나 했어요.

하지만 아들이 워낙 참을성이 좋은 녀석이라 바로 병원으로 고!

의사샘 진찰하시더니 바로 엑스레이 찍어 보자네요.

무릎이 아프고 발을 바닥에 못 딛을 정도여서 다리 엑스레이일 줄 알았는데

골반쪽 엑스레이네요.

고관절에 물이 차서 다리쪽으로 가는 신경이나 근육의 움직임에 커브가 생겨서

무릎이 아픈거라네요.

대퇴골이 썩는 병의 초기증세랑 동일하니 3일후 다시 병원 오고 그 동안은

가능하면 다리를 약간 높게해서 누워 지내도록 하라네요.

병원갔다 학교 갈 생각으로 책가방까지 들고 갔는데 이게 뭔일이래요.

당연히 학교도 검도관도 올~~스톱!

TV를 친구삼아 뒹굴뒹굴 3일쯤 하고 나니 안아프다네요.

그래도 확인차 병원에 갔더니 당분간은 조심하라며 3일분 약처방만 주시네요.

너무 생소한 병명이라 인터넷 검색해보니 이 병으로 입원하는 아이들도 꽤 있네요.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문구가 있네요.

"10세이하의 남아에게 주로 발생" 

아이가 처음 어린이집 다니기 시작 할 때 앓았던 가와사키라는 병도

5세이하 남아에게 발생하는 원인불명의 병이였는데... 이것도.... 쩝!

다음에 앓을 또 다른 병이 있을까 해서 남아에게 잘 생기는 병에 대해 알아봤더니

별 다른게 없네요.

더 이상 앓을 게 없단 말이면 좋겠지만 그건 아니겠죠?

아이가 안아프고 근심없이 쑥쑥 잘 자라기를 오늘도 소원합니다~

[참고]

일과성 고관절활액막염 [一過性 股關節滑液膜炎, transient synovitis of hip]

고관절과 슬관절의 동통·파행과 고관절 운동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

고관절 운동장애 중 특히 굴곡구축(屈曲拘縮)·외전장애(外轉障碍)·내전장애(內轉障碍)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은 대부분 3~7일이 지나면 완화되지만, 몇 주에서 몇 개월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며, 재발은 드물다.

원인은 고관절막의 물리적 자극에 의한 것으로, 10세 이하 아동의 고관절 동통과 다리를 저는 증상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상당수의 환자는 무릎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양측이 동일한 빈도로 발생하며, 95%가 일측성이다. 평균 5~6세에 많이 발병하며, 남아가 여아보다 2~3배 많다.

증세는 동통을 호소하거나 다리를 저는 것인데, 급성은 1~3일간 증상이 지속된다. 만성은 몇 주에서 몇 개월 동안 서혜부, 대퇴 내측부, 슬관절에서 통증이 나타나는데, 대부분의 경우 약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간혹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는 밤의 통증을 호소한다. 그러나 통증이 없고 다리를 저는 증세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만성의 경우에는 상기도 감염이나 외상, 중이염, 연쇄상구균, 후두 감염 등의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치료법은 침상에서 안정을 취하는 것으로, 대개 1주일 내에 증세가 완화된다. 환자의 5% 정도가 재발하지만 예후는 좋다. 약물요법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