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슬프고 슬프다.

투자와 도박판이 뒤섞인 이곳에서

긴 세월 도박이 아닌 투자자로 살고자 했었다.

허나, 투자는 언제나 멀고도 외로운 길...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고비마다

인간이기에 흔들리는 맘 잠시 누일 곳이 필요했고

저마다 '필명'이라는 아바타를 덮어쓰고

그시절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바다를 헤메고 다녔었지...

그래도 동병상련 이웃들이 많았던 이곳

외로울때 잠시 들러 술 한 잔 하던 주막처럼

슬그머니 들르곤 했더라.

지금 이 싯점...

그 주막은 이제 옛날의 주막이 아니다.

후덕하던 주모는 앙칼지고 야박하기 그지없고

편안하고 재미있던 안주꺼리 다 어디로갔나, 

지저분한 쓰레기만 주안상에 가득하네...

그 옛날 동병상련 느끼며 세월을 읊어대던 멋드러진 친구들아~

이제 다 어디로 숨어버렷는가?

험한 투전판에 휘둘려 필명마저 녹아버린걸까.

굳센 투자자로 성공하여 이젠 이런 보잘것 없는 주막은 잊은걸까.

인걸은 간데없고

다중인격체 양아치아바타들만 득시글거리는 이 주막은...

외롭고 외롭고 외롭다.

긴 세월 큰 탈 없이 살아남은 것만으로 감사하는 미약한 개미인 내가

여기서 무엇을 더 바라리오...

그저 미련을 버리고 떠나련다.

옛날 만난 어느 고수님

주식으로 성공하고 싶으면

팍스에 글질 하지도 말고 아예 눈팅도 하지말라더니

이제 그 의미를 조금은....

갈수록 완벽한 인터넷 세상

빅브라더가 현실로 다가오며 서서히 두려워지는 날이다.

허하고 허하며 허하다.

최후에 웃는 그날까지 친구들 안녕히...^^...v

          蝶                             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