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너무 많은데,

난 너무 지금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엊그제 오랜만에 미가를 보다, 댓글이 무려 60개가 넘는 30대 女의 가계부가 눈에 띄었다.

댓글 수만큼이나 놀라왔던 그녀의 월급. - 무려 8자리 숫자!

그러나 글쓴이가 한달 동안 번 높은 금액의 월급보다 부러웠던 건 바로,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노력한 그 끈기와 열정 + 자기가 걸어온 길에 대한 당당함이다.

사실 가계부만 보고 글쓴이에 대해 다 알 수는 없겠지만,

그녀가 달아놓은 댓글들을 보면 첫 월급은 세전 120만원이였을 정도로 적은 초봉이었으나,

자신의 미래에 투자하여 지금은 연봉이 억대가 되는 사람이 되었다는거.

그리고 "잘할 수 있고 희소가치가 있으며 (나 아니면 안되는 일) 좋아하는 일에 투자해야겠다 라고 마음먹고 매달려서 얻게 된 결과"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모르긴 모르지만, 자신의 길에서 열심히 노력을 했으니 그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겠지!

글쓴이를 보면서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또다른 지인이 생각났다. - 경식이.

경식이는 나보다 2살이나 어린대도 불구하고 참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당장의 눈앞의 취업에만 급급한데,

그 아이는 미래 산업까지 고민하여 자기의 진로를 결정했다.

미래에는 더더욱 개인 세분화가 되는 산업이 이루어질 거라는 판단하에 선택하게 된 인체두뇌 바이오공학 연구. 그래, 걔의 얘기를 들어보면, 예를 들어 지금은 에어컨이 실.내. 최적의 온도를 맞춰 준다면, 미래에는 그 최적의 온도라는 것이, 나의 최적의 온도와 다른 사람의 최적의 온도와 다르기 때문에 개인에 따라 그 사람에게 맞는 최적온도로 맞춰 줄 거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친구가 내린 결론은 그런 미래산업의 solution이 될 수 있는 연구, 그러면서도 나노연구와 같이 위험하지 않는 연구(ㅋ), 인체를 연구하기로 결정했댄다.

그 아이의 말에, 참 얘는 나보다 어리지만서도 미래 산업과 자신에 대해 열심히 생각했구나.

과학에 대해 원채 문외한이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경식이의 블로그나 간간히 얘기할 때를 보면 자기의 연구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멋진 친구다!

자기가 세운 계획에 따라 자기 일에서, 자기 연구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경식이를 보면서, 나도 현실에만 안주하지 말고, 내 미래에 투자하고 노력해야 겠다고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된다.

4남매 내외와 그 밑의 손주들 생일까지 한명 한명 다 챙겨주시는 우리 할머니.

매해 돌아오는 생일과 명절 때면, 금일봉과 함께 할머니의 마음이 담긴 짧은 글을 받는다.

올해 생일은 내 나이가 그래서 그런가 "貴人相逢"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ㅋ

내 마음에도 쏘옥 들고, 우리 할머니 마음에도 쏘옥 드는 귀인을 만나,

할머니의 말씀대로 신나고 행복하게 살아야지~!호호호

어느덧 미수(米壽)를 바라보시는 우리 할머니.

중풍으로 걸음도 잘 못 걸으시고, 귀도 잘 안 들리시고,

요샌 거의 눈물을 달고 사실 정도로 눈도 안 좋아시진 할머니시지만,

그래도 할머니가 남겨주신 필체에서만큼은 아직도 예전의 정정함이 묻어있다.

항상 긍정적이시고, 진취적이셨던 우리 할머니.

지금은 건강 악화로 인해 심신이 많이 약해지시고,

종종 "늙으면 빨리 가야되는데"하셔서 마음이 아플때가 많지만,

그래도 내 마음속에는 여전히 내가 닮고 싶은 히로인으로 남아계신다.

예전 당당하고 활기차셨던 할머니의 모습대로,

마지막 날까지 더 아프시지 마시고, 행복하고 즐거우셨으면 좋겠다...

 ** 좋은 생각 10월호에 실린 글 중에서

  첫돌 무렵, 내 얼굴에 커다란 흉터가 생겼습니다. 엄마가 언니들에게 나를 맡기고 들로 일하러 가시면 언니들은 큰 방과 부엌이 통하는 작은 샛문을 열어 놓고 방긋방긋 웃는 나를 보며 국을 끓이고 반찬도 만들었지요. 그런데 하루는 막 걸음마를 시작한 내가 중심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습니다. 마침 밥솥 뚜껑은 아주 뜨거웠고, 그 솥뚜껑 위로 내 얼굴이 닿으면서 연한 살결에 큰 화상 자국이 생기고 말았지요.

  천방지축이던 어릴 때는 얼굴 흉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중학생이 되고 동네에 좋아하는 남자 아이가 생기면서 내 얼굴이 흉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 늘 친구들이 많고 공부도 잘해서 선생님께 인정받으며 즐거운 학창 시절을 보냈지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회사에 취직하여 내 얼굴보다 마음을 더 아끼고 사랑해 주는 남자를 만났고,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을 만나 인사를 드리고 나서 그와 결혼을 꿈꾼 것이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첫 만남에 나를 싸늘하게 바라보시던 그의 어머니는 "어떻게 저런 얘를 며느리로 보니? 창피하게..." 그러셨다더군요. 나는 내 얼굴을 거울을 통해서만 볼 수 있지만 부모님은 늘 나를 바라보며 얼마나 가슴 아파하셨을지... 평생을 죄인처럼 괴로워하시던 부모님 심정을 그때 더욱 절실히 깨달았지요.

  그 후로 몇 년은 결혼보다 혼자인 삶을 충실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지금의 남편이 청혼을 해 왔지요. 그에게는 나보다 훨씬 화상 자국이 큰 여동생이 있어 내 아픈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아껴 주었습니다. 그의 부모님도 우리 결혼을 축복해 주셨고요.

  늦은 시간, 두 아이를 재워 놓고 둘이 도라도란 이야기를 나누면 남편은 손을 뻗어 내 흉터를 어루만져 줍니다. 세상 그 어떤 말보다도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손길이지요. 다섯 살 딸아이도 "엄마처럼 흉이 있어도 창피한 게 아니라 다쳐서 그런거니까 아프지 말라고 위로해 줘야지."하고 대견하게 말합니다.

  흔치 않은 흉터가 그것도 얼굴 한가운데 있지만 생각해 보면 그 덕에 더 좋은 친구, 더 좋은 남편, 더 착한 아이들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노력한 만큼 인생을 충만하고 값지게 살 수 있다는 건 변함없는 진실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마음을 깨끗이 청소하고 다듬어 놓으면 누구나 행복이 깃든다는 것을 나는 내 흉터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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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네타 인기글에는 다양한 주제의 많은 글들이 올라오지만, 아직은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 그런지 유독 "남녀관계"에 관한 글을 유심히 보게 되는 것 같다. 그 글과 댓글들을 읽고 있자면 요즘 세상에서 진정한 사랑을 하기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베스트 글에서도 여지없이 "남녀관계"에 관한 글이 올라왔는데, 어떤 여자가 남친이 돈가지고 너무 재는 것 같아서 정이 떨어진다는 모 그런 글이었다. 그 글 밑으로 다른 글들에서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남녀 패를 갈라 댓글 싸움이 이뤄졌다. 여자가 무개념이니, 남자가 쪼잔하다느니 결론 나지 않는 댓글 싸움들.. 난 그 글을 읽으면서 여자가 더 많이 내는 것도, 남자가 더 많이 내는 것도, 똑같이 5:5로 내는 것도 모두 웃기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더 많이 내겠지. 그리고 서로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서로가 해주고 싶을텐데 그렇게 누가 더내고 덜내고를 재며 싸우진 않겠지. 사랑이란 무릇 하면 할 수록 내 것 챙기기보다는 그 사람에게 해주고 싶고 그런 걸테니깐...

  비단 경제적인 문제로 갈등을 겪는 남녀관계의 글뿐 아니라, 여러 글에서 보면 남자는 여자의 외모를 따지고, 여자는 남자의 능력/경제력을 따지고,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이나 그런게 1순위가 아닌 외모와 경제력이 남녀 사이의 만남이나 결혼을 이끈다는게 좀 안타깝고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러던 와중 좋은 생각 이번호에 실린 "자신감을 키워 준 흉터"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남자를 잡기 위해 외모에 끊임없이 투자하는 여자들이 만연한 이 시대에, (물론 그런 여자들의 사고관은 외모를 거의 최우선시로 대하는 남자들이 만들었지만), 그렇게 흉터 생긴 얼굴에 대해서도 부모님 마음을 신경쓰며 자신감을 갖는 글쓴이와 그런 흉터까지 사랑해주는 남자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외모를 보고, 배경을 보고 좋아하는게 아닌, 내 마음을 보고 좋아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나 역시도 마음으로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