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아들은 기말고사 기간에도 부모를 속이며 pc방에 출입을 했었던거 딱 걸렸다.

아들친구 엄마한테서 얼마전에 듣고서 아들의 생활에 원격조종, 리모델링을 하기로 햇다. 첫번째 미션으로 자연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많이 갖기로 하고서는 덕유산 캠핑을 갑작스레 준비하였다.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캠핑용품을 대충 챙기고 출발~

캠핑족들 너무 많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서

오랫만에  야영을 해서인지 남편은 원터치 텐트를 치는데 땀을 줄줄 흐르고 ㅍㅍ

숯불에 구워먹으려 준비한 한우가 아이스박스에서 감금당하고 아이들은 밥도 못먹고 미리 사간 후라이드 치킨 닭다리로 요기하고  결국 엉성하게 마무리 한 텐트에서 단잠에 곯아 떨어졌다.

결국 10시가 다되어서야 정리가 끝나고 라면국물이라도 먹자며 취사도구를 덜그덕거리는데 앗~가스렌지 없다.

우리도 아이들이 먹다 남은 치킨찌꺼기로 배를 다독이고 텐트에 누워보는데 와~ 천국이 따로 없네. 진짜 좋네~ㅎㅎ

배가고파 이른 아침에 일어나니 얘들 아빠는 이튿날 새벽에 기름값도 나오지 않는다고 금방에서 렌지하나 사자고 한 내 의견을 묵살하고 새벽4시30분에 집에가서 휴대용가스렌지를 2개나 챙겨왔다.

아침부터 어제 못먹은 한우를 숯불 철판에 구워먹는데 와우~ 입에서 녹는다 녹아.

야외나오면 남자들이 왜이리 친절해지누. 고기도 굽지요~ 설거지도 하지요~

남편은 딸손을 잡고, 나는 아들손을 잡고 백련사까지 산행을 감행했다.

힘이 남아도는 사춘기 아들녀석은 나를 위한답시고 끌고다니는데 난 꼭 주인 잘못 만난 망아지꼴로 고문당하는 듯 힘들어서 혼났다.

계곡물에서 오래참기 게임, 물제비뜨기 게임으로 경쟁을 하며 짧지만 강한 1박2일 캠핑을 끝냈다.

우리집 캠핑살림살이가 너무 빈약하여 7월 다소 넉넉한 수당으로 캠핑용품을 구입해서 앞으로 자주 자연에서 일상생활에 지친 심신을 휴식하고 기계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도 일시적이지만 유해환경에서 차단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에피소드~

백련사까지 가는 길에 잠자리 한마리가 남편목덜미에 붙어서 1km가량 떨어지지 않고 무임승차한 것을 큰 의미를 갖고 기분좋아하던 남편이 하산길에 당장 로또를 긁더니...결과는 꽝이지 뭐~ㅋㅋ   

이번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백두산 천지를 가기위해 진짜로 새벽4시 버스에 탑승했다. 불량하게 생긴 빵, 연유(레토르트), 소세지(모양만)를 하나씩 아침식사로 받고 차안에서 줄곧 내리 잠을 잤다. 중간에 들린 화장실마다 재래식인데다 칸막이는 반토막키에 앞이 훵하게 노출되어 있어 앞을 보고 싸야될지 뒤를 보고 싸야될지...울 딸은 아예 하루종일 소변을 참을 작정으로 화장실 출입을 자제한다. 그래도 나는 결혼하기 전까지 아니 취업하고 나서도 자췻집의 화장실이 푸세식이어서 참을만 했는데 내가 그간 너무 곱게 키웠나?ㅎㅎ

백두산아래에서 백두산전용 버스에 올라탔다. 낙엽수림, 침엽수림, 고산지대 순으로 나무의 종류가 바뀌면서 천지아래에는 나무라곤 찾아볼 수 없이 이끼, 풀, 이름모를 꽃들이 반겨주었다. 1430여개의 계단길을 이용하여 30~40여분을 헐떡대며 올라가는데 항상 정휘가 앞장서서 엄마를 이끌어준다. 늘 운동부족이지만 그래도 산행만큼은 자신있던 나인데...아~ 시간나는대로 뒷산이라도 즐겨 찾아다녀야겠다. 사람둘이 드는 의자형 인력의자에 앉아서 편하게 가는 관광객들도 많다. 10만원이라나. 내 몸 하나도 힘들어 머리속이 큰북 작은북 찾으며 울릴때 인력의자 아저씨들을 보니 정말 안쓰럽다.

6~7번와야 한번 볼 수 있다는 장엄한 백두산 천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배에서 고생한거... 음식 별로인거 ... 여행일정이 너무 소박한거... 죄다 용서가 되는 벅찬 모습을 가슴에 품었다. 정휘와 두손을 꼭 잡고 기도한 간절한 소망을 백두산 천지에 심고 발걸음 가볍게 계단을 내려왔다.  백두산 천지마저 반토막이 되어 중국과 북한이 관리한다는게 착찹했지만 그래도 정상 장군봉은 북한 관할이라 참 다행이다. 천지너머 저멀리 보이는 사람들이 북한사람들이라는 거지? '반갑습니다. 동포여'

중화사상에 본인들이 중심이며 최고라는 착각을 하며 사는 중국인들의 오만을 보았고 더군다나 우리나라 역사를 왜곡하려는 못된 망상을 갖고 있는 그들의 지나친 욕심을 보았다. 아직도 너무 가난한 나라...우리나라의 60~70년대가 보이는 나라...물론 일부국민은 잘 살겠지. 국민의 1%가 부자여도 1천3백~1천5백만명이(혹은 그이상) 부자이니까.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의 삶은 너무 형편없다는거. 사회주의 국가가 오히려 민주주의인 울 나라보다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더 심한 것 같다.

이번여행에서 이구동성으로 특히 어린자녀들은 한국에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우월함, 성실함 그리고 빼어난 외모(^^)만 보더라도 너희는 대한민국 국적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지.ㅎㅎ

돌아오는 배안 "엄마 사진찍기 싫어 싫어"

7월 17일(화)

훼리호에 아침을 먹고 하선을 하고 중국조선족 현지가이드와 미팅을 했다. 제일먼저 압록강 단교를 봤다.  1909~1911년에 걸쳐 단동에 세워진  일제시대의 산물로 러일전쟁을 위해 군수품 조달을 위해 압록강위에 세워졌다.  6.25때 중간에 다리가 끊어져 단교라 하였고 지금은 중국인들의 인해전술을 기념하는 조각비가 세워져있어 중국인들에게는 역사의 자긍심을 주는 곳으로 관광공원화한 곳이었다. 우리네는 엄청 씁쓸한 곳이지만ㅠㅠ

  
압록강 803km자체가 북한과 중국의 국경이었고 압록강 너머 눈앞의 북한은 손에 닿을듯 가까왔다. 북한관련 영상을 보면 유난히 민둥산이 많아 먹을게 없어 나무뿌리까지 캐먹어 나무가 없다고 오해했었는데 그게 아니란다. 북한은 농지로 이용할 평지가 적어 높은 산까지 개간하여 농작물을 농사짓는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저 멀리 민둥산 색깔이 예전 통영에 보았던 고사리를 재배하는 산의 색깔과 유사하구나. 그래서 북한고사리가 그리 많나.ㅎㅎ

압록강은 국경선으로 두나라가 압록강에서 수영하는 것은 서로 허락하되 상대국 땅을 밟으면 엄중처벌이 있다고 한다. 더운날씨탓에 웃통을 홀딱 벗고 다니는데 압록강에서 수영하는 중국인이 참 많다. 수영하는 여자는 볼 수 가 없는데 남자들은 참 많아 눈요기가 된다.ㅎㅎ 간혹 운이 좋으면(?) 팬티도 걸치지 않는 알몸의 남자들이 수영하고 그냥 강가를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도 버스창밖으로 은밀한 그것을 리얼하게 노출한 남자를 2명이나 봤으니까.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인가 보다.

압록강은 비교적 물도 깊고 양국의 감시가 심해 압록강을 이용하여 탈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대신 북한과 러시아가 관리하는 두만강은 물이 얕아 주로 두만강 주변에 탈북자가 많다고 한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옥수수밭...'이동네는 모두 옥수수만 먹고 어떻게 사나?' 의구심이 들 정도로 옥수수밭이 질리도록 펼쳐진다. 중국에서 농지는 모두 국가소유라 한다. 농촌에 사는 사람만 농지를 임대해서 경작할 수 있는데 관리가 소홀하면 다음해에는 임대지를 조금밖에 허락하지 않는다고 한다. 온종일 차를 타고 지나가도 논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거의 볼수 없어 물어보니 대부분 마을마다 일정한 곳에 모여 마작을 한다고 그것도 하루종일 ...손바닥만한 땅덩어리에서 아웅다웅 치열하게 살며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울나라 국민의 성실근면함이 새삼 존경스럽다. 더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경작한 옥수수는 가을에 중국정부에서 전량수매하여 알콜로 만들거나 사료로 수출한다고 가이드가 설명하는데 고기값보다 야채값이 더 비싸다면서 채소를 경작하면 더 경제적이지 않을까 싶은데 참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 고구려역사의 자존심인 광개토왕비, 광개토왕릉, 장수왕릉에 갔다. 요새 중국은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역사를 중국 변방국의 역사로 날조하는 '동북공정'의 파렴치한 역사왜곡을 자행하고 있다. 단동입구에 장성을 축조하여 만리장성의 시발점이라고 관광화하고 고구려 천리장성조차 만리장성의 일부라고 우긴다는데 아직까지 국제적 분위기는 냉소라지만 자꾸 우기다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지도에 독도가 일본땅으로 표기'되는 얼토당토 않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거처럼 우리가 미연하게 대처했다가는 국제정서가 '동북공정'에 동조하는 추세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해보면서 괜히 마음이 떨더름해진다.

 저녁무렵 큰거리 길가마다 광장마다 여성들이 줄을 지어 춤을 춘다. 남자들도 있지만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은 서태후의 영향으로 여권이 신장되어 아침에는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사먹고 퇴근후 저녁에 남편들이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여자들이 모여서 춤과 체조를 하는게 일상이란다. 가사분담도 잘 되어 있고 결혼할때 여자는 빈손으로, 남자는 살림도구 구입비까지 지참금을 준비해야한다는데 가히 부럽다. 부러워 ㅎㅎ

훼리호에서의 새우잠으로 호텔에서 여행의 고단함을 풀려고 했는데 내일 백두산에 가려면 새벽4시에 출발해야 한다며 3시에 모닝콜한단다. 집나오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저녁에 호텔에서 컵라면을 먹자며 기대기대했던 둘만의 간식타임은 내가 씻고나온사이에 벌써 골아떨어진 정휘양때문에 무산되었다. 쬐그만한게 얼마나 피곤했으면...   

사무실에 가족1인만 데리고 갈 수 있는 백두산 탐방기회가 있어 5학년부터 국사를 배우고 있는 딸(초5, 정휘)을 데리고 가기로 결정하고 여행을 신청했다. 페리호를 타고가는 여행사에 내는 여행경비는 1,138,000원(사무실지원 284,500원 자담 853,500원)이 소요되었고 기타체류경비는 별도로 360,000원정도 사용했다.

7월16일(월)

남편과 아들만 집에 두고 가기 미안했지만 남자들끼리 한번 살아봐야 여자의 소중함, 엄마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일 수도 있겠다싶었다. 곰국을 한솥 끓여놓고 일부는 냉동실에 넣어두고 아침저녁으로 꼭 끓여먹으라 당부했다.   정말 고맙게도 일요일에 일부러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새로 담궈서 남은 남자들 반찬으로 넣어주는 분이 있어 안심하였다.(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주변에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 참 많다. 면세점에서 그분드릴려고 양주1병을 따로 구입했다. 언제 만나서 인사를 해야 되는데...요새같은 삼복에 트렁크에서 술이 잘 숙성되고 있다.ㅎㅎ)

아침10시 가족을 한명씩 데리고 속속 도착하는 상기된 얼굴의 직원들이 보인다. 출발인원 총 42명...이번여행은 참 재미있겠구나.   어김없이 울 딸이 또 최연소네.(정휘는 엄마 잘 만났다는 인사에 울딸은 빙그레 방긋방긋 말이 없이 쑥스러워한다.ㅎㅎ)

인솔자가 한 턱 낸다며 인천에서 점심은 횟집에 들렀다. 허리띠를 풀고 술을 먹는건지 밥을 먹는건지 아님 회를 먹는건지 다들 엄청 잘들 드신다. 술잔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니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저분들 5일내내 저정도는 기본이라는 건데...아~ 피해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든다.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여행사 대표를 만났다. 단동으로 가는 훼리호에 올라가는데 왠 철계단이 배에서 내려와 있다.에스컬레이터에 익숙한 나는 여행가방(너무큰)을 낑낑대며 남편이 벌써 그립다. 자기들 짐때문에 누구하나 도와주질 않는다. 배에 승선하고도 객실이 있는 3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완전히 불쌍한 처지가 되었다.

객실을 본 순간 예전 흑백영화에서 봤던 침대열차가 생각난다. 좁은 통로에 이층침대로 되어있는 객실은 보기만해도 숨이 콱 막힌다. 정휘 7살에 부산에서 타봤던 일본행 훼리호와는 수준차이가 역력하다. 특히 화통을 삶아먹은 듯 죄다 우르릉거리는 중국인들이 탑승객의 50%를 차지한 것 같은데 어쩜 그리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새치기를 잘 하고 인사성이 떨어지는지...60~70년대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의 느낌이 아마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 중국인의 인상이랄까? 딱 그 수준인 것 같다.

여객선 부근에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 부스러기에 맛들인 갈매기들의 춤사위가 배가 떠날때까지 한참이었다. 호기심에 과자를 집어 팔을 뻗쳐보니 정말 순간적으로 손을 꼭 찍고 과자를 물고 간다. 꼭 찍힌 부위가 아프지는 않지만 한참 얼떨하였다.

 

 
한식위주의 식사여서 그런지 배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비교적 먹을 만 했다. 공용샤워실은 물때 냄새, 곰팡이 냄새가 심해서 화장실세면대에 대충 얼굴만 씻고 처음보는 직원 와이프들 사이에 끼어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사람살아가는 이야기꽃이 가장 재미있고 스릴넘치고 아련하고 간혹 화려하기까지 하는 것을 느끼며 주로 열심히 들었다.

배가 흔들대며 중국을 향해 시간이 지날수록 점심때 과하게 먹은 회와 소주때문에 얼굴이 백짓장으로 변하는 일행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소식을 했던 정휘와 나는 아무탈없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는데 일부 일행은 영 상태가 좋지않다. 일행중에 보건진료소장이 2명이나 계셔서 그나마 응급조치를  받을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아이들 기말고사(12.6~7)를  끝내고 약속했던대로 가족여행을 했다.

운전을 하면 유난히 피곤탐을 하는 남편이 조수석에 앉고 아이들 두녀석은 뒤자리에서 까불며 아침 9시에 출발했는데

목적지 경주 석굴암에 도착하니 1시...배고픈걸 참고 석굴암 불상을 관람했다.

내 중학교 수학여행때 보고 처음 본 모습 벌써 30여년전이니 세월이 참 무상하다.

불상의 자애롭고 근엄한 자태는 그대로 인데 동굴같은 통로를 따라 부처님 코앞에서 뵈웠던 것 같은데 아예 유리 방호벽을 세워 접근하지도 사진을 찍지도 못하게 시설을 보완했다.

내가 차를 타면서 누차 철진이에게 그냥 덩그너이 불상하나 있으니 실망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 탓에 울 아들 부처님을 뵙자마자 "와~ 엄마, 여태까지 본 부처님중에서 포스가 제일 쩔어요." 요새 얘들 언어세계는 참 외국어수준이다.^^

토함산을 내려와 불국사 근처 전주식당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전주가 본거지인 탓에 간판만 보고 반가운 맘에 차 몇대 주차되어 있는 것(새로운 곳에서 음식점을 고르는 습관)만 확인하고 결정한 식당은 나름 만족이었다.

그리고 부처님 나라를 완성한다는 통일신라시대의 불국사...

예전의 모습과 사뭇 다른 느낌의 정리된 모습의 불국사에는 추운 날씨에도 많은 인파가 섞여 있었다.

살아있는 박물관 그곳에서 책에서만 보았던 3층석탑(석가탑), 다보탑의 오랜세월에도 견뎌준 아름다움에 감동을 받고...

 

대릉원에 갔다. 고분들이 왜 이리 많은지 석양의 빛을 담은 둥그스런 봉분이 호수에 비쳐진 모습은 정말 예술이어서

내 사진찍는 허접한 솜씨가 원망스러울 정도ㅋㅋ

대릉원(천마총)에서 발굴되었다는 천마도, 금관 등등 유물을 관람하고 바로 옆에 있는 첨성대로 갔다.

세계최고의 미스터리한 천체관측소(?), 그 건축기법이 독특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몇군데 보지도 않았는데 벌써 해가 뉘엇뉘엇해서 경주여행은 이것으로 접고 바로 포항으로 이동했다.

울 아들이 몇년전 부산에서 잤던 모텔이야기를 하며 절대 모텔급에서 자지 말자고 항의를 했기에 미리 예약해둔 필로스호텔에 체크인했다. 생각보다 쾌적하고 깔금해서 다행이다. 짐을 대충 풀고 택시를 타고 호텔에서 가까운(기본요금) 죽도 어시장에서 싱싱한 활어회를 그자리에서 떠서 먹었다.

아주머니가 2만원어치만 먹으라는 것을 너무 싸서(?) 3만원어치 달라고 했는데 결국 1/3이 남았다는거...

아이들도 잘 먹고 울 부부도 잘 먹고 또 둘이 소주도 한 병 까고...이맛에 여행을 하지

일찍 들어와 다소 규모가 작은 호텔 사우나까지 즐겼다.(울 정휘는 엄마랑 사우나 가는 것을 엄청 좋아한다.)

 

다음날 아침 포항공대(포스텍)을 갔다.

철진이와 정휘에게 학습에 대한 야망(?)과 비전을 심어주기 위해 대학투어를 하게 되었던 거.

포스텍 교정안에 노벨동산이라는 곳이 있었다. 가운데 왠 동상이 있기에 먼 발치에서 내가 "어~ 노벨인가보다"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청암 박태준 동상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살아계셨음. 이틀후에 돌아가셨지. 참 우연치고 기가 막힌다)

생존하신 분을 동상으로 만들다니...포항에서의 그분의 위상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대처수상부부의 기념식수를 비롯하여 노벨수상자들이 포스텍을 방문한 후 노벨동산 곳곳에 기념식수를 하고 작은 기념비를 나무밑에 새겼다. 아직도 빈 자리가 많은 것을 보니 계속 기념식수를 심을 예정인가보다. 우리나라에서 과학부문의 노벨상 수상자가 꼭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저 동산이 만들어 졌으리라 추측해본다.

 

포스텍과 가까운 로봇과학연구소를 관람했다.

인터넷으로만 예약을 받아서 운영하는 곳으로 한창 청소수리중이라 건물내부가 소독냄새가 진동을 했다. 로봇의 역사와 활용방안 그리고 미래까지 참 재미있게 체험을 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 어른들의 호기심도 잔뜩 생기게 하는 재미있는 체험이었다. 특히 뭉클뭉클 따뜻한 살아있는 강아지같은 로봇은 현재 일본에서는 치매할머니들이 정말 좋아한다고...공감이 간다.

 

경주와 포항에서의 느낌

빈부의 격차라고나 할까, 내가 사는 전라북도와 발전하는 모습과 지향하는 모습이 상이하다는 것을 느꼈다. 생동하는 기운이 역력했고 활기찬(특히 포항) 도시에서 그들은 청암 박태준을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존경하지 않았을까?

우리지역에서의 위인, 지도자의 부재가 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