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 준비 중에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단다.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2~3년 전 칠순 때도 건강하셨는데.

낙엽이 뒹구는 길을 걸으며

문득

죽음이 그닥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친구의 부모,오빠,아주버님,남편 친구......

12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

10년이나 뇌졸증으로 힘드셨기에

오히려 편해지신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눈물이 아주 많아졌다.

슬픈이야기뿐만 아니라 

아주 작은 아름다움에도 눈물이 나곤 한다.

거기에는

아버지를 많이 사랑해드리지 못한 회한도 섞여있지않나 싶다.

피난 나와 당신이 설 땅을 잃으신 아버지는

당당히 서지 못하는 자신과

거두지 못하는 처자식 모두에게 별반 애정이 없으셨다.

술이 잦으셨고

자식들에겐 잔소리가 심하셨다.

병을 얻으신 후론 당신 이외에는 관심이 없으셨다.

모든 것에 서운해 하시곤 했다.

나는 아버지께 평안한 마음 달라고 기도하라고 말씀드렸고

또 그런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돌아가시기 6개월 전부터인가

믿기지 않게도 아버지는 정말 천사같으셨다.

당신 몸을 일으키면

아픔 때문에 화를 내곤 하셨는데

그냥 웃으셨다.

어떤 이야기도 웃으며 들으셨고

항상 웃으셨다.

욕창 치료를 할 때도,엄마의 잔소리를 들을 때도.

서로를 사랑할 수 있었던 그 몇개월이

지금에 와서도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지 모른다.

또

눈물이 난다.

요번 일요일에 작은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우리 성당 성가대 남성단원들과 타성당 남성단원들 축구 응원하려다 (달랑 우리만이 관중이었는데)

즉석에서 발야구와 약식 농구를 한 것이니

체육대회란 어휘 선택이 쬐끔 그렇긴 하지만

우린 체육대횔 했습니다.

먼저 발야구를 했습니다.

선수로 뛰겠다고 제일 먼저 나섰는데

그냥 응원이나 하시라고 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어쩌구 하는 말이 실감나는 나이인가 봅니다.

눈물을 감추고 응원을 했습니다.

"지들이 젊으면 얼마나 젊다고...... 나쁜 *들" 대놓고 성토했는데,

이겼습니다.

농구 땐

미리 열심히 연습한 덕에 주전으로 뛸 수 있었습니다.

아줌마들 정말 열심히 하데요.

공도 두 번이나 넣는 등 저의 대활약에 힘입어 

또 우리가 이겼습니다.

공 좇아가다 넘어진 가슴 아픈 이야기는 안하겠습니다.

상대팀은 성가연습 대신 운동연습 해야겠다고 별렀습니다.

운동 끝나고는 당연히 단골 맥주집에서......

신나고 멋있는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집에 있던 남편에겐 그렇질 못했나봅니다.

음성녹음이 세 개나 달려있었으니까요.

그 이야긴 다음에...

커다란 액자 속 은행나무는 비바람에 잎들을 떨구긴 했지만 여전히 황금빛 한가득입니다.어제는 마을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며 집구경을 많이 했습니다.모두들 예쁘고 정갈하게 또 훈훈함이 느껴지게 집단장을 하셨더군요.바쁘게 살면서도 생각을 정리하고 그림을 올리고 음악 깔고! 할 줄 모르는 왕초보에겐 시간이 꽤 들겠다 싶은데 그렇진 않은가요? 조금만 더 얌전떨다가 집꾸미기 부탁할 겁니다.기꺼이 도와 주실......거죠?

  책장에 꽂아두고 먼지만 켜켜이 쌓이게 했던 책도 좀 보고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겠습니다.오늘 하루 만나는 사람과 일에 최선을 다할겁니다.즐거운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