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가 남양유업의 ‘17차’를 필두로 한 혼합차의 전성기였다면 올해는 그 바통이 옥수수수염차로 넘어가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옥수수수염차의 포문을 연 광동제약 ‘선이 고운 절세가인 옥수수수염차’는 지난달 출시 9개월 만에 3000만병을 넘어서면서 현재 ‘17차’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되고 있다.

광동제약 옥수수수염차가 빅히트하자 ‘맑은 땅 옥수수수염차(웅진식품)’ ‘구수한 정 옥수수수염차(동원F&B)’ ‘참옥수수수염차(남양유업)’ ‘순옥수수수염차(상아제약)’ 등 유사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음료업계 1위인 롯데칠성까지 지난주 ‘롯데옥수수수염차’를 출시했다.

옥수수수염차의 대박 비결은 무엇일까. 답은 이뇨작용과 얼굴 부기 제거라는 효능이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시골에서는 여성들이 미용에 좋다며 옥수수수염 끓인 물을 마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지난해 광동제약이 옥수수수염차를 개발하게 된 것도 이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정백 광동제약 상무는 “우리 전통에서 소스를 찾는 것만이 한방 전문 기업으로서 살길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소재를 수소문하던 중 의외로 가까운 생활 속에 옥수수수염이라는 재료가 쓰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당시만 해도 음료업계는 대다수 업체들이 서둘러 혼합차를 출시하는 데 사활을 걸다시피 하던 때. 그러나 이미 ‘비타 500’으로 음료시장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던 광동제약은 오히려 새로운 제품이 승산 있다고 보고, 옥수수수염차가 작은 얼굴을 선호하는 요즘 세태에 맞아 떨어진다고 판단했던 것.

판단은 정확했다.

옥수수수염차는 굴곡 있는 몸매를 뜻하는 ‘S라인’에 이어 가녀린 얼굴선을 뜻하는 ‘V라인’을 유행시키며 음료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 광동제약 7월 5000만병 돌파할 듯 ■

광동제약 옥수수수염차의 성공에는 마케팅도 한몫했다.

17차가 이미 노출될 대로 노출된 전지현의 매력을 다시 끌어내는 광고로 혼합차 붐을 일으켰다면, 옥수수수염차는 이른바 ‘황진이 마케팅’으로 ‘최소비용 최대효과’라는 마케팅의 정답을 구현했다.

옥수수수염이라는 새로운 음료를 시장에 선보이면서 처음부터 빅 모델을 내세우는 것은 다소 부담된다고 생각한 광동제약은 당시 제작 중이던 KBS 드라마 ‘황진이’를 활용키로 했다.

TV 광고를 따로 만들지 않고 ‘황진이’의 드라마 타이틀을 광고화면으로 쓰기로 한 것. 주인공 하지원에게는 초상권 차원에서 ‘소정’의 모델료를 줬다는 후문이다.

다행히 ‘황진이’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옥수수수염차도 덩달아 ‘황진이차’로 알려지게 됐다.

‘황진이’로 제품 인지도가 어느 정도 높아진 이후에는 빅 모델 보아로 ‘V라인’을 내세우면서 시장에 완전히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음료의 효능과 마케팅이 아무리 좋아도 맛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옥수수수염차는 전통 옥수수차의 구수한 맛으로 녹차의 쓴맛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혼합차만 해도 녹차가 들어가 다소 쓴 맛이 남아 있지만, 옥수수수염차는 보리차에 가까울 정도로 누구나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맛과 향이면서 옥수수수염추출물로 기능성을 더했으니 그야말로 맛과 기능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광동제약 옥수수수염차가 오는 7월 출시 1년 만에 5000만병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체 옥수수수염차시장 규모도 2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백 광동제약 상무는 “옥수수수염차는 칼로리가 제로인 데다 얼굴 부기라는 젊은 여성들의 고민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올해 차 음료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