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대비 저 PBR 종목군 상대 성과> 자료:대신증권(종목홈) (단위 %포인트)

땅·건물 등 기업들의 자산가치가 주식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수합병(M&A)시장에서는 매각 기업의 자산가치가 쟁점으로 떠오르는가 하면,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부동산이 이슈가 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지난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7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자산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자산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들은 시장이 흔들릴 때 자산가치가 주가를 방어해 줄 수 있는 데다 실적이 뒷받침되면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부동산 가치 M&A 쟁점

3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파르나스호텔 매각 가격이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GS건설은 최근 GS리테일을 파르나스호텔 지분(67.56%)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IMM PE와의 협상가격 이상을 제시해야 경영진이 배임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IB시장 한 관계자는 "최소 8000억원 이상이 돼야 경영진이 배임 논란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란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파르나스호텔은 지난해 주변 한국전력(종목홈) 부지가 고가에 팔리며 거래가 중단된 바 있다. 당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7000억원 수준에서 가격 합의를 마친 듯 보였다. 그러나 호텔 맞은편 한전 부지가 10조원에 달하는 평가를 받자 오너 일가의 기대감이 높아졌고, 거래는 무산됐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가 7000억원대가 나쁘지 않았지만 순식간에 '헐값'으로 전락했었다"고 전했다.

파르나스호텔은 지난 2014년 말 기준으로 토지(7748억원)와 건물(2155억원) 등 서울 강남 핵심상권에 1조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 내년 8월에 파르나스타워(6성급 호텔, 오피스동)가 문을 열면 수익구조는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LIG건설이 새주인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부동산 덕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현승컨소시엄은 LIG건설이 보유 중인 부산 해운대 글로리콘도의 자산가치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렸다.

금호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회사가 바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라는 점이다. 특히 이 회사는 아시아나항공(종목홈) 지분 30.08%를 가지고 있다.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가 인수 후보자들에게 보낸 티저레터(투자안내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총 84대의 항공기를 통해 여객·화물 및 기내 부대사업 등을 영위하는 국내 대표적인 국적 항공사"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지분도 100%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손에 넣는다면 목포·순천·여수·공주 등 20여 곳의 버스터미널이라는 자산을 손에 넣게 된다.

국내 1, 2위 게임업체인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전쟁'에서도 부동산이 이슈 가운데 하나다.

넥슨 측은 "엔씨의 투자 부동산 장부 가치는 2442억원, 공정 가치는 3215억원에 달해 이 회사 연결재무제표 상 전체 자산의 15.1%를 차지한다"며 "서울 삼성동 경암빌딩, 엔씨타워와 관련 토지를 매각하고 이를 통해 개선된 수익을 적극적으로 영업 활동에 재투자하고 수익 일부는 주주에게 환원하라"고 제안했다.

■땅값 상승으로 자산 가치 관심 커질까

증시에서는 공시지가 상승으로 자산주가 관심을 받고 있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은 "현재의 주식시장에 대해 금리 및 지가 상승 분위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2002년~2004년과 유사하다"면서 "2002년에도 저PBR(순자산비율)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금리 하향세로 위험 선호가 크지 않았던 2003년~2004년의 상대 성과가 괄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코스피200내 저PBR 종목으로 동국제강, 한진중공업, 이수화학, 하이트진로홀딩스, 카프로 등이 꼽히고 있다.

땅부자 기업들도 주목대상이다. 부동산 자산주는 정책 수혜를 기대해도 좋다는 분석이다.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장부가로 인식할 때가 많은데, 현재 장부가는 그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세보다 크게 낮게 평가돼 있다는 것.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향후 자산이 재평가된다면 자산가치 상승 효과로 주가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상장사 중 시가총액이 500억원 이상이고,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억원 이상이며,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기업 중에서 '시가총액 대비 토지자산 비중'이 높은 곳은 삼보판지, 아세아, 선창산업, S&T중공업, 대림B&Co 등이 있다.

투자 부동산이 많은 곳도 관심을 끈다. 지가 상승률과 금리 차이가 크지 않아 투자 부동산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화산업, SG&G, SG세계물산, 진양홀딩스, 삼포판지 등이 해당한다. 이들은 상장사 중 시가총액이 500억원 이상이고, 일평균 거래대금이 5억원 이상이며,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기업 들이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