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기선민.김성룡]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소슬하다. 하루에 두어 시간, 짬을 내 책과 커피가 있는 북카페로 나들이를 해보면 어떨까. 몇 년 전만 해도 북카페는 드물었고, 책 몇 권 비치해놓고 ‘북카페’ 간판을 단 곳도 많았다. 요즘 북카페는 달라졌다. 책의 종류와 양이 많아졌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는 곳이 늘어났다.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곳도 있다. 북카페가 많은 서울시내 홍익대와 삼청동 주변을 살폈다.
◆토끼의 지혜=올 초 문을 연 ‘토끼의 지혜’(마포구 상수동)는 가정집 서재 같은 분위기다. 인문과학·사회과학·소설·여행서 등 1000여 권을 갖췄다. 대부분 신간. ‘스타일과 트렌드’ ‘교양과 예술’ ‘휴식과 여유’ 등으로 분류한 뒤 다시 ‘자기계발’ ‘지식의 대중화’ ‘고전의 향기’ 식으로 재분류해 원하는 책을 쉽게 고를 수 있다. ‘추억과 동심’ 코너에 있는 소년중앙·보물섬·하이틴 등 옛날 잡지가 눈길을 끈다. 최원식 사장은 “낮 시간에 주부 손님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02-337-1457.
◆잔디와 소나무=출판사 좋은생각에서 운영하는 ‘잔디와 소나무’(마포구 동교동)는 족욕을 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녹색식물로 인테리어를 한 널찍하고 환한 공간이 머리 식히기에 적합할 듯하다. 소설·수필·여행서·사진집·실용서 등으로 이뤄진 열람용 서적 150여 권과 신간 베스트셀러 90권을 진열해 놓았다. 소장도서 중 150권씩 번갈아 전시한다. 카페에서 부모님께 거는 전화는 무료. 편지지나 엽서에 사연을 적으면 무료로 부쳐준다. 02-330-0333.
◆내 서재=샛노란 간판도 눈길을 끌지만, 3000여 권의 책이 빼곡히 꽂힌 서가가 정말 ‘서재’ 같다. 정은주 사장은 “매주 두 번 정도 시내 대형서점에 나가 어떤 책이 나왔는지를 살피고 그중 20∼30권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책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북마스터’ 역할을 해주고 싶다는 게 정 사장의 설명. 김형경·성석제씨 등 유명 작가와의 대화도 열린다. 종로구 팔판동. www.mybookcafe.co.kr, 02-730-1087.
아이들 챙기기와 집안일에 바쁜 일상, 잠시 짬을 내 북카페에서 책의 향기에 취해보자. 서울 팔판동 ‘내 서재’를 찾은 동화작가 임사라씨. 작은사진은 왼쪽부터 잔디와 소나무, 토끼의 지혜, 미카야. [사진=김성룡 기자]◆엔=삼청감리교회에서 운영하는 ‘엔’은 같은 건물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 ‘꿈과 쉼’ 덕분에 지역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곳. 엄마는 책을 보고, 아이는 놀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꿈과 쉼’은 최근 확장 공사를 해 더욱 널찍해졌다. 엔은 『디스커버리 총서』부터 만화 『신의 물방울』까지 1000여 권을 갖췄다. 주변의 여느 카페에 비해 커피값이 저렴한 것이 특징. 02-733-1054.
◆미카야=“은희경씨의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은희경 하면 떠오르는 건 똑똑함, 그리고 냉소 이런 건데요. ‘별로인가? 왜 샀지?’ 이러다가도 ‘다음에 또 살지도 몰라’하는 그런 책입니다.” ‘미카야’(마포구 서교동) 이연이 사장의 블로그(www.michaya.co.kr)를 보면 알 수 있듯, 카페에 비치된 책 100여 권에는 주인의 관심어린 손길이 배여 있다. 커피는 물론 직접 만든 케이크가 별미다. 테이블 꽃 장식도 정성스럽다. 02-3143-3579. 월요일 휴무.
<아이와 함께 동화책 읽을 수 있는 곳>
▶리브로=시공사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전문서점. 소정의 이용료를 내면 책 3500여 권을 마음껏 볼 수 있는 ‘키즈 북 라운지’와 그림책 원화를 전시하는 ‘네버랜드 픽쳐 북 뮤지엄’이 있다. 경기 파주 헤이리. 031-948-0740.
▶분당 책 테마파크=1만5000여 권의 소장도서 중 70%가 어린이 책이다. 경기 성남시. 031-783-8000.
▶초방=어린이 전문서점이었던 곳이 고풍스러운 북카페로 바뀌었다. 그림책 2000여 권 비치. 서울 대신동. 02-392-0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