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 높은 우듬지까지 올라가 본 까마귀, 다시는 뜰로 내려앉지 않는 법이죠.”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 너와 나는. 무엇이든 내키는 대로 해.
우리는 일치할 수가 없어. 너는 자신의 세계에 살고 있어 행복하다.
나도 자신의 세계에 만족해. 행복은 자신이 속한 세계 안에 갇혀 있다.
슬픔의 냄새는 그 세계 바깥에서 번져온다.
행복하기만 하다면 삶은 거짓이라고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냄새함은 견딜수가 없었다.”
“이제는 알겠다. 사랑은 여분의 것이다.
인생이 모두 끝나고 난 뒤에도 남아 있는 찌꺼기와 같은 것이다.
자신이 사는 현실속에서 사랑하는 삶은 아무도 없다.”
“자신의 운명에 대해 알고 싶다면 지금 자신이 누구인지 말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 남의 땅에서 살아가는 한, 우리는 우리가 아닌 다른 존재를 꿈꿀 수 밖에 없다.
주인만이, 자기 삶의 주인만이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어딘가를 꿈꾸지 않는다.
<밤은 노래한다/김연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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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뿐사뿐 내딛는 발걸음 경쾌하다.
빗줄기는 쾌적하다. 차갑지도 더웁지도 않다.
누가 알까? 이런 그럴싸한 가뿐함이 지닌 번뇌를...
잡지를 뒤적이다 작가노희경님의 인터뷰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좋은 글을 읽을 때면 행복하다..이런 좋을 글을 읽을 시간이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구..
김연수님의 소설을 읽을 때면 나 또한 이런 행복감에 젖어든다.
내리 두 번을 읽는다.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않는 인생에 비하면 글이란 고맙고 고맙기 그지 없다.
가만히 내 노래를 들어만 줘도 좋겠다.
가만히 내 주절거림에 귀 기울이기만 해 준다면...
오늘 내린 비는 밤이면 눈으로 변할 거라지.
경칩을 맞아 튀어나온 개구리들 누구를 향한 건지도 모를 배신감에 울먹일지도 모르겠다.
살아야한다면 그래도 살아야한다면 그런 것쯤이야~ 라고 개굴되는 그런 개구리도 있을까?
삼나무 우듬지까지 올라가 본 까마귀..같은 개구리 아마 있을거야..
마을주민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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