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스파 그리고 컨템퍼러리 아트가 있는 치앙마이 여행

- 다시 기지개를 편 태국 최고의 여행지, 치앙마이

1 도이 쿤탄 국립공원 근처에 있는 가산 쿤탄 G.C에서는 자연 속에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2 가산 쿤탄의 로열 스위트 객실. 창밖으로 가산 쿤탄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개인 수영장이 딸린 고급 풀빌라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푸껫 근교 바다에서 해양 스포츠를 즐기거나, 코끼리를 타고 밀림을 트레킹하거나, 메트로 폴리탄 방콕에서 여름 세일을 만끽하는 상상…. 방콕에서 약 700km 떨어진 북부 산간 지방에 위치한 치앙마이는 태국 하면 떠오르는 이런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 흔한 바다, 번듯한 쇼핑센터 하나 없다. 그럼에도 유네스코가 ‘세계 10대 여행 도시’로 선정한 이유는 란나Lanna 왕조 시대부터 715년을 이어온 오랜 전통 때문이다. 1296년 문을 연 란나 왕국의 수도 치앙마이는 오랫동안 독립국가로 자리하며 독특한 문화를 꽃피웠다. 동남아 특유의 무덥고 습한 기후와 달리, 연평균 22℃의 선선한 날씨를 유지하는 것도 큰 매력. 히말라야의 동쪽 끝단에 있는 이곳에는 태국 최고봉인 도이 인타논(2565m)을 포함해 해발 2000m급 산이 3개나 되고, 깊은 산골마다 수많은 고산족이 무리지어 살아간다. 치앙마이를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기나긴 우기가 끝난 뒤라 연중 가장 청명한 날씨를 자랑한다. 태국의 부호들도 ‘선선한 바람’을 찾아 잠시 피서를 떠나오고, 호텔, 레스토랑 할 것 없이도시 전체가 관광객으로 가득하다. 1년여의 긴 잠에서 깨어나 다시 여행자를 맞이하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치앙마이…. 그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세가지 매력을 소개하니 연말 휴가를 계획해보는 것도 좋겠다!

3 가산 골프그룹 최고경영자 프라빗 릉포.
4 가산 쿤탄 로비.

5 가산 레이크시티 G.C은 전체 18홀 가운데 16홀이 호수를 곁에 두고 있다.

해발 500m에서 즐기는 ‘산악 골프’

시원한 날씨와 빼어난 자연경관 덕분에 치앙마이는 ‘골프 천국’으로 유명하다. 사방이 병풍처럼 산으로 둘러싸인 데다, 산간 지방에서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 덕분에 동남아 어느 지역보다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치앙마이 내 10여 개의 골프장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가산 골프그룹산하의 골프장 세 곳이다. 가산 쿤탄 골프 & 리조트, 가산 레이크시티 골프& 리조트, 가산 마리나 골프 리조트 모두 최고경영자 프라빗 릉포Pravit Reung-Po가 직접 설계했다. 그는 잭 니클로스가 태국 골프장 설계에 참가했을 때 참여한 인물로,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고향 치앙마이에 골프장을 완성했다. 골프장을 지으며 가장 중시한 테마는 ‘자연’! “본래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며 짓는 것이 목표였다. 쿤탄 G.C는 산 지형을 그대로 살려 각 홀을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라는 것이 프라빗 릉포의 설명이다.

계열사 골프장을 옮겨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오전에 한 게임 즐긴 뒤, 오후에 다른 지점 골프장으로 이동하면 여행 기간 중 다양한 게임을 펼칠 수 있다. 비자카드를 소지한다면 그중 가장 규모가 큰 가산 쿤탄 G.C와 아름다운 호수가 펼쳐진 가산 레이크시티 G.C 두 곳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30~50%의 그린 피(골프장 이용료) 할인 혜택이 있어 유용하다. 2004년 문을 연 가산 쿤탄 G.C는 치앙마이 내에서도 가장 유명한 골프장이다. 치앙마이 공항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도이 쿤탄 국립공원 근처라 맑고 쾌적한 공기를 자랑한다. 골프장에 도착하면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진 산봉우리에 언뜻 휴양림이나 수목원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한낮에도 온도 차로 산자락에 뿌옇게 운무가 낀 모습이인상적이다. 해발 520m 고지에 위치한 가산 쿤탄 G.C은 인공적인 조경 대신 필드 주변을 자연스럽게 가꾼 것이 특징이다. 골프장(파 72, 7068야드)의 18홀을 도는 동안 자작나무 숲을 지나거나 야생 꽃을 감상할 수 있으며, 곳곳에서 롱간longan이라는 열대과일도 따먹을 수 있다. 홀 입구의 밭에서는 상추, 고추 등을 재배해 클럽 회원의 식단에 올린다.주변 환경은 평화롭고 여유가 느껴지지만, 경기 중에는 잠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골프장을 안내하던 오리엔탈 치앙마이의 진승표 이사는 말한다. “쿤탄은 골퍼들에게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골프장이다. 전체 18홀 가운데 16개 홀이 호수와 연못을 끼고 있는데, 페어웨이(티와 그린 사이의 잘다듬어진 잔디밭)가 좁아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실수할 수 있다. 한 홀, 한 홀 공을 호수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집중해야 하는 쉽지 않은 코스다.” 호수를 끼고 도는 홀별 디자인은 미국의 플로리다 스타일을 표방했으며, 1~18번 홀이 조금씩 디자인이 달라 각 홀마다 다른 묘미가 있다. 골프장 매니저 파이살 이암짓메타Paisal Eamjitmetta가 가장 아름다운 홀로 꼽은 곳은 11번 홀. “전체 홀 가운데 가장 높은 지대에 있어 샷을 날린 뒤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2005년 문을 연 가산 레이크시티 G.C는 또 하나의 가산 골프 리조트 계열사로 공항에서 25분 거리에 위치해 이동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파 72, 18홀을 갖춘 이곳은 넓은 부지에10여 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자리한 것이 특징. 필드에 대형 거울을 설치한 듯 수면위로 푸른 산과 구름이 비쳐 눈이 부실 정도다. 프라빗 릉포 대표는 “레이크시티라는 이름처럼 각 홀마다 좌측, 우측으로 호수가 있어 아이언 샷을 잘 치지 못하는 골퍼라면 힘들 수 있다. 난이도가 적당해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다양한 실력을 갖춘이들이 골프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라고 설명한다. 역시 대표의 자연 친화적인 디자인 철학이 잘 반영된 곳으로, 필드에 일절 농약을 치지 않아 호수 곳곳에서 목을축이는 새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골프 치기 가장 좋은 때는 오후 6시로 산 너머 붉게 물드는 노을을 감상하는 묘미가 있다.



1 ‘치스파’를 이용하면 제일 먼저 천연 스크럽 재료로 발 마사지를 받는다.
2 ‘오아시스 스파’의 시그너처 프로그램인 ‘포 핸드 마사지’.

3 오아시스 스파 본점.

란나 왕국의 전통 스파를 즐기다

오후 내내 골프를 즐겼다면 스파로 지친 몸을 풀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예부터 마사지로 유명한 태국, 그중에서도 치앙마이에서는 고대 란나 왕조 시대부터 내려온 전통 마사지를 받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스파를 경험하고 싶다면 샹그릴라 치앙마이의 ‘치스파Chi-Spa’가 제격이다. 이곳은 아시아 전통 치료 철학에서 영감을 받아 심신의 균형과 조화를 중시하는 곳이다. 샹그릴라 호텔 야외 정원에 자리한 치스파는 커다란 연못을 중심으로 9개의 룸이 독립된 형태로 자리한다. 아치형 다리를 건너 룸에 들어서면 야외 샤워 시설이 딸린 마사지 룸이 펼쳐진다. 집중적인 마사지 서비스를 위해 별도의 마사지 전용 베드를 구비한 것이 눈길을 끈다. 본래 42℃가량 뜨겁게 데운 돌을 사용하는 ‘치 밸런스Chi Balance’ 프로그램이 대표적이지만, 이곳에서는 란나 왕국에서 전해 내려온 ‘란나 블렌드 마사지Lanna Blend Massage’를 체험해보는 것도 좋다. 서비스 시간에 따라 1시간 15분, 1시간 45분, 2시간 15분 총 세 가지 프로그램이 있는데, 2시간 15분짜리를 선택하면 치스파의 시그너처 프로그램인 스톤 마사지도 함께 받을 수 있다.


4, 5 샹그릴라 치스파 관리실과 그 외관.

란나 블렌드 마사지는 일반 타이 마사지에 비해 손힘이 훨씬 부드럽다. 1시간쯤 등과 다리, 팔과 머리를 정성스럽게 마사지한 뒤, 뜨겁게 달군 돌을 혈이 막힌 부위에 얹는다. 양쪽 어깨, 허리와 뒷목, 등근육에 얹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피로가 풀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로컬 스파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단연 ‘오아시스 스파The Oasia Spa’. 지난 2003년 치앙마이 왓 프라싱 근처에 문을 연 곳으로 2008년 태국 데이 스파 경연대회에서 1위를 수상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본점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근처 10분 거리에 또 하나의 지점을 냈다. 현재 파타야, 방콕, 푸껫에 진출하고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치앙마이 본점! 대형 야자수를 중심으로 11개의 마사지 룸이 ‘ㅁ’자 형태로 자리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오아시스 포 핸드 마사지Oasis Four Hand Massage’로, 60분간 2명의 테라피스트가 동시에 마사지를 하기 때문에 몸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효과적이다. 테라피스트 2명의 힘이 동시에 실리기 때문에 훨씬 강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란나 이그조틱Lanna Exotic 마사지는 태국북부 지역에서 오랜 세월 이어온 전통 마사지법. 태국 북부 지역에서 자생하는 붉은 나무를 사용해 혈이 막힌 부위에 자극을 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피로가 누적되어 있거나 혈이 자주 뭉치는 이에게 효과가 좋다.

문의 66-53-920-111, www.oasisspa.net

1 ’미니멀 갤러리’에서는 9월 15일까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전이 열렸다.

2 ’헤른’에서 만난 독특한 모양의 아트 작품.
3 님만하민 일대에는 태국 젊은 아티스트의 작업실이 밀집해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헤른을 운영하는 아티스트 톨랍 랍야로엔숙.

젊은 아티스트의 새로운 아지트, 님만하민

태국 북부 도시 가운데서도 치앙마이는 부자들이 몰려 있는 유행에 가장 민감한 도시다. 태국 최고의 대학 가운데 하나인 치앙마이 대학이 있는 데다, 인근 지역에 대학만 17개, 중・고등학교가 40여개에 달하니 문화와 예술을 소비하는 이들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래된 사원, 관광객으로 가득한 문화유적지에서 벗어나 젊은 아티스트의 위트 넘치는 작품을 감상하고 싶다면 치앙마이 올드시티 근처에 있는 님만하Nimmanhamin 일대를 추천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공간으로 홍익대 뒷골목처럼 젊고 감각적인 카페와 갤러리가 밀집해있다. 근처에 치앙마이 예술대학이 자리해 젊은 아티스트의 작업실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그중에도 쏘이Soi(태국어로 골목길을 뜻함) 1은 아트를 사랑하는 이라면 한번쯤 들러볼 만한 대표적인 예술 거리! 200m 남짓한 골목에 가정집 건물과 작고 아기자기한 화랑, 카페, 인테리어 및 디자인 가게 밀집해 있다. ‘헤른Hern’은 치앙마이 예술대학 출신의 젊은 아티스트 톨랍 랍야로엔숙 Torlarp Larpjaroensook이 운영하는 아틀리에로 이 일대 예술가들의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밤낮 할 것 없이 수시로 저널리스트와 소설가, 대학 강사 등이 모여 각자의 작업을 공유하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테라스를 중심으로 두 채의 공간을 사용하는데, 오른쪽 공간은 나무로 만든 배지와 공예품, 각종 예술 서적을 판매하는 아트 숍과 갤러리, 왼쪽 공간은 각기 다른 4개의 작업실로 꾸몄다. 작업실 밖에는 작은 트럭을 개조해 내부 공간을 전시실로 꾸민 ‘이동식 갤러리’가 있다. 3~4점의 그림을 전시한 트럭은 예술을 필요로 하는 공간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레게 머리를 허리까지 기른 34세의 젊은 아티스트 톨랍 랍야로엔숙은 주로 원색 물감을 사용해 캔버스나 나무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태국판 <엘르 데코>, <쿨 월 디자인> 등 디자인 및 인테리어 잡지에 소개되며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방콕 출신인 그가 치앙마이에 정착한 지도 올해로 벌써 10년째다. “방콕에 비해 치앙마이에서는 시간이 두 배로 느리게 흐른다. 몇 년 전부터 태국 젊은 아티스트 사이에서는 새로운 공간을 찾아 작업실을 내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가장 인기 좋은 도시 가운데 하나가 치앙마이다. 태국 최고의 예술대학이 있고, 작업실 임대료도 저렴하며 아티스트 간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 서로 의견을 나누기 좋다.”

문의 66-89-632-8748,www.hern-art.blogspot.com

헤른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미니멀 아트 갤러리Minimal Art Gallery’는 최근 치앙마이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안 공간이다. 버려진 창고처럼 낡고 허름한 3층짜리 건물이 운치 있다. 1층에는 커피와 술을 즐길 수 있는 라운지, 2~3층은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으로 운영한다. 지난 9월 15일까지는 라는 주제로 여러 작가들이 환경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오염된 지구촌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모빌처럼 천장에 매다는가하면, 유기농 완두콩을 바닥에 늘어놓고 ‘I Love Green’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 등이 인상적이었다. 건물 전체에 동시대 젊은 아시아 작가의 고민이 담겨 있다. 님만하민 일대에는 매년 아트 페스티벌이 열리니 참고하시길.

문의 66-84-169-3283, www.minimalgaller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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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럭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