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 따라 늘어나는 것들
세월이 갈수록 늘어나는 건 세간살이 말고도 더 있더라.
알고 싶은 게 더 늘어나고, 이해하려 애써야 할 것들이 더 늘어나더라.
또 어른 노릇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더 늘어나더라.
더욱이 변화하는 요즘 세상과 보조를 맞추며 살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게 더 늘어나더라.
하지만, 세월이 갈수록 좋은 점도 있는데,
찐한 향기보다는 은은한 향기가 좋아지고, 역동적인 파도보다는 잔잔한 바다나 호수가 좋아지고, 화끈함 보다는 고요하고 아늑함이, 선명함(distinct) 보다는 아련함(indistinct)이, 상냥하고 다정함 보다는 너그럽고 수더분함이, 좋아지더라.
세월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나를 이처럼 쉼없이 변화시키더라.
세월을 그만큼 먹었다면, 때로는 지름길 말고, 우회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느긋함과 여유로움의 멋도 늘어나더라.
그러다 보니 은퇴 후를 즐기는 지혜도 덩달아 늘어나는 듯 하더라.
.gif)
● 生活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