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앞에서 작아지는 이유?
정의파이지만, 매우 다혈질인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 대회가 끝나고 3년이 지나 2005년에 전주에서 열린 동아시안 컵, 북한과의 축구중계를 같이 보았습니다. 결과는 0-0으로 비겼습니다.
그 친구는 결과에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스포츠 정신은 최선을 다하고 공정하게 플레이하는 거라고 합니다.
한국팀은 2002 년 월드컵 4 강에 이르기도 했고, 선수들 중에는 유럽에서 스타 플레이어가 된 선수들도 여럿 있는데 그런 팀이 FIFA 랭킹 40 등에도 한참 못 미치는 북한과 0-0으로 비겼는데 과연 한국팀이 최선을 다해 싸웠다고 믿는 분이 몇이나 되겠냐는 겁니다.
그에게는 그들이 북한 팀에게 일부러 비겨준 것처럼 보였다는 겁니다.
정말 한국팀이 최선을 다하지 않고 고의적으로 북한 팀에 비겨주었다면 관중들과 국민들을 기만한 행위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로는 다른 팀(중국, 일본)들에게도 억수로 못한 걸 본 적이 있어서 일부러 비긴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간에 북한 팀의 실력도 향상되었거나, 2002년 이후 우리 팀의 실력이 저하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죠.
유엔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다루고 그들의 인권 탄압행위를 규탄하려는 결의에 번번히 기권하는 행동도 정정당당하지 못하고 6자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어정쩡한 것도 못 마땅하게 보는 친구입니다.
그래서 그는 한국 정부가 북한 정권에 끌려 다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고 이야기합니다.
북한에서 받는 혜택은 없이 계속해서 북한에 퍼 주기만 하는 그런 정치적인 불공정도 불쾌한데 공정해야 할 운동경기마저 북한에게 끌려 다니거나 그들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면 실로 한심스럽다고 열변을 토합니다.
우리는 세계 8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들었는데, 이런 나라가 북한 앞에 서면 왜 작아지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한 마디 했습니다.
“나이도 있고 하니 건강을 위하여 열 좀 식혀라.”
오늘 모임에서 이 친구 이야기가 나와서 17년전 그 때 생각에 잠시 회상해 봤습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eksim/22286605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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