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 - 4
우리는 보통 술을 점잖은 말로 약주(藥酒)라고 하는데, 이 말은 조선시대부터 맑은 술의 높임말로 쓰이게 된 것으로 본래 약주라는 이름은 약효가 있는 '약용 술'을 일컬었답니다.
그러나 약재가 들어가지 않은 술을 약주라고 부르게 된 이유는
나라에 흉년이 들어 금주령을 내려졌을 때 지체 높은 사람들이 몰래 술을 마시면서 약용 술을 마시는 척 했기 때문에, 점잖은 사람들이 마시는 술을 약주라 했다니 탁한 막걸리는 그 시절에도 술 취급을 못 받았던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조선시대 서울의 약현(藥峴:지금의 중림동)에 서성(1558-1631)의 어머니가 남편을 잃고 가난하여 술 장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 집의 맑은 술이 매우 좋았고, 서성의 호가 약봉(藥峰)이며 또 약현(藥峴)에 살았기 때문에 그 청주를 약주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어쩐지 첫번에 소개한 약주의 유래가 더 인간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여.
임금님이 술을 못 마시게 했지만, 아프다는 핑계로 감춰둔 술을 마시면서 수염을 가다듬고 쓴 표정을 지으며 약을 먹는 척 했음을 상상하니 꼭 몰래 카메라를 보는 듯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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