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착각 (錯覺)
아마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한 여성 여행자가 비행장 안에 있는 상점에 들어가서 책 한 권과 과자 한 봉지를 샀습니다.
아직 비행기의 출발 시간이 어느 정도 남았기 때문에 대합실의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독서에 집중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옆에 앉아 있는 ‘미르기’라는 중년 남자를 보았습니다.
그 남자는 그녀의 옆에 놓인 과자 봉지에 허락도 받지 않고 손을 넣어 과자를 꺼내 먹었습니다.
괘씸했지만 그녀는 모르는 체 하고 자기도 과자를 꺼내 입에 넣었습니다.
그녀가 독서를 하면서 과자를 한 개씩 꺼내 입에 넣을 때 옆에 그 남자도 그 과자 봉지에서 과자를 태연하게 꺼내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계속 되면서 독서를 하던 그녀는 화가 점점 치밀어 왔지만,
“내가 참아야지. 이 얌체를 주먹으로 한대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이렇게 속으로 독백을 했습니다.
이와 같이 과자를 서로 한 개씩 꺼내 먹다 보니 마지막 한 개가 남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과자를 누가 먹게 될지를 궁금하게 여겼는데 그 남자는 자기가 먼저 마지막 과자를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염치도 좋게 그 남자는 그 마지막 과자를 두 쪽으로 잘라서 그 반쪽을 그녀에게 주었습니다.
그 반쪽 과자를 낚아채듯 받아서 그녀는 입에 넣으면서
“이 남자 얼굴도 두껍네.. 예의도 없고 고마운 줄도 모르는 이런 인간이 있다니..”
하고 속으로 욕을 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속에 화가 치밀어 오른 적이 전에는 별로 없었습니다.
드디어 탑승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들리자, 그런 무례한 남자의 옆에서 떠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었습니다.
탑승 구를 향하여 걸어 가면서도 보기도 싫은 그 남자에게는 시선을 주지 않았습니다.
“과자 도둑질을 하는 나쁜 인간.” 이라고 혼자서 연거푸 욕을 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지정된 좌석에 앉은 그녀는 이제 그 무례한 남자를 생각조차 하기 싫어서 그녀는 다시 책을 읽으려고 책을 꺼내기 위하여 자기 핸드백에 손을 넣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걸 어쩝니까?
아까 그녀가 상점에서 샀던 과자 봉지가 그대로 손에 잡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대합실에서 그 남자와 기분 나쁘게 먹었던 과자는 그 남자의 과자 봉지이었던 것입니다.
그녀는 자기가 옆에 앉아 있던 남자의 과자를 허락도 없이 꺼내 먹었던 것입니다.
그 남자는 오히려 화도 내지 않고 자기와 그 과자를 나눠먹었던 것입니다.
순간, 무례하고 감사할 줄도 모르게 행동한 사람은 그 남자가 아니라 바로 지기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이미 사과를 하기도 너무 늦었기 때문에 혼자서 자기가 오해를 한 것을 깊이 후회했겠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이런 착각을 흔히 하게 됩니다.
전혀 사실과는 다른 억측을 해서 친구나 이웃을 착각이나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공자의 제자이었던 증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매일 나 자신을 세 가지로 반성을 한다.
남을 위해서 의견을 제시해 주는데 있어서 정성을 다했던가?
벗들과 더불어 서로 사귀는데 있어서 신의를 다 했던가?
제대로 익히지 못한 것을 남에게 전하지는 않았던가?
(曾子曰 吾日 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 不習乎.)
저는 앞으로 쉽게 오해를 잘하는 버릇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모든 사람을 관대히 대하고 용서하는 미덕을 기르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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