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걱정 치워 버리세요
내가 지금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걱정하나요?
푸른 하늘에 여유롭게 떠있는 한 조각 흰구름이 바람 부는 대로 밀려 가면서도 그 얼마나 평화롭고 아름답습니까?
남의 것 탐내는 짓 아니 하고 남의 마음 아프게 아니하고 남의 눈에 눈물 흐르게 하지 아니하며 물 흐르듯, 가슴끼리 정(情) 넘치게 하면서….
그냥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듯이 살아가면 되는 것 아닐까요?
부자(富者) 되겠다고 억지로 용 쓰지 마세요.
알고 보면, 그 사람들 나름대로 나 보다 더 많은 고민(苦悶)으로 신경쇠약 환자입디다.
고관대작도 부러워 마세요.
부정한 ‘돈’ 받아 먹고 포승 줄에 묶여 끌려 다니는 꼴, 한 두 사람 본 것 아니지 않습니까?
부자도, 고관도 알고 보면 가시 방석에, 뜨거운 불지옥 속이랍니다.
그 곳을 박차고 벗어나지 못하는 그네들이 오히려, 측은하고 가련한 사람들이지요.
저 언덕배기 달동네 사람들이나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보다 더 비싼 최고급 외제 승용차 타고 다니며 값비싼 술과 주지육림에 취해 흥청거리며 사는 사람들이나 모두 하루 세끼 먹고, 자고, 깨고, 칭얼거리고, 아옹다옹 다투며 살다가 늙고 병(病)들어, 북망산(北邙山) 가는 것은 다 같지요.
자식 놈들한테 남겨 줄려고 한 푼이라도 더 긁어 모아 남겨주면, 그 자식 놈들이 그 마음 알던가요?
그런다고 그 자식 놈 다들 효자, 효녀만 되던가요?
그런다고 우리가 1000년을 삽니까? 다 부질없는 짓입니다.
죽을 땐, 들여 마신 숨 내 뱉지 못하고, 눈 감고 가는 길입니다
모두 버리고 갈 수 밖에 없는 길이지요. 그 길 뒤 편에서 손가락질하는 사람 많습니다.
발길 돌아서면 가슴에서 지워질 이름 하나 남기기 위해서 라고요?
그걸 남기면 무얼 하는 대요?
알고 나면 그 모두가, 허망(虛妄)한 욕심에 눈 먼 어리석음 때문 아닌가요?
조금만 달리 보면, 이생에서도 알 수 있는 일을 교만하고, 겸손 모르는 인간 욕심 때문에, 짐승들도 다 알고 사는 자연의 섭리 모르고, 인간들은 어찌, 죽어서야 알려 하는지요?
딴 맘 먹지 말고, 저 청아한 연꽃들이나 바라보며 그 속뜻이나 알아보시면 어떨런지요?
<어느 스님과의 대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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