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교사 2만 시대를 맞은 한국교회는 이제 서구적 선교방식에서 벗어나 한국형 선교모델을 개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5년 한국교회와 선교, 그 벤치마킹 모델 만들기’란 주제로 지난 6월 30일~7월 3일 성남 할렐루야교회에서 열린 제5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V)에서는 이러한 한국형 선교모델 개발의 목소리를 반영,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이번에 논의된 한국형 선교모델을 사역지에서 활용토록하고 세계교회와의 공유에도 나설 전망이다.  

네비우스 선교전략
이번 선교전략회의에서 제시된 한국의 선교모델 중 가장 역사가 깊고 영향력있는 전략으로는 ‘네비우스 선교정책’이 꼽혔다.

네비우스 선교전략은 중국에서 시작됐지만 꽃을 피운 곳은 한국이다. 언더우드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네비우스 선교사는 10가지 선교전략을 소개했다. 그 내용은 자전, 자치, 자립, 성경중심 사역, 체계적 성경공부, 선교지 분할협정 등이다.

특히 사경회를 통한 성경공부는 네비우스 선교 중 한국을 부흥시킨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았다. 한국교회는 사경회를 통해 평신도 훈련을 강화했는데 목사를 집중적으로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경회는 평신도 지도자를 배출하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안희열 교수는 “각 지역마다 네비우스 선교가 똑같이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네비우스 전략을 더욱 연구하여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에 기여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진취적 정신
한국선교사들의 가장 큰 특징은 순교의 정신으로 사역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비록 순교를 당한다 할지라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 확장에 힘쓰는 모습은 한국교회 부흥의 열쇠이기도 하다. 한국교회의 야성은 순교 선교의 정신에서 나오고 이러한 야성이 살아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전방위 개척지역에 과감히 헌신하려 한다.

한국 선교사들의 선교가 ‘가족공동체 선교’라는 평가도 나왔다. 가족은 서양에서 강조하는 ‘팀워크’와 차원이 다르며 혼연일체가 되어 생사고락을 함께 하기 때문에 팀워크보다 훨씬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 가족공동체의 정신이 초기 한국교회에 있었기 때문에 모진 고난과 박해도 극복하고 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불굴의 교회 개척 정신’도 한국적 선교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부각됐다. 한국선교사들 특유의 적극적이며 공격적인 정신으로 각 도시·농촌·오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교회를 개척하는 모습은 타국 선교사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것. 교회 건물을 짓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정을 교회로 운영하는 한국선교사들의 적극적 자세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본 교단 선교사훈련원 원감 황규영 선교사는 “진취적인 개척정신이 없었다면 한국교회가 선교강국으로 세워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한국선교사들의 교회 개척을 통한 성장과 부흥은 좋은 선교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성장의 원동력인 ‘새벽기도’도 한국형 선교모델로 제시됐다. 
이밖에도 한국형 선교모델로 ‘통성기도’ ‘날 연보(Day Offering)’ ‘제자훈련(평신도 지도자 양육)’ ‘새마을 정신’ 등이 제시됐다.

이번에 논의된 한국형 선교모델을 현장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정국 목사(KWMA 사무총장)는 “한국교회 안에 보편화된 새벽기도와 통성기도, 경배와 찬양, 제자훈련 등은 선교지 교회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형 선교모델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네비우스 전략을 모든 선교지에서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한국 선교사들의 전략적 재배치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으로, 각 교단 간의 협의와 결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