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설 선생은 네덜란드 헤이그 특사 중 한 분으로 제2회 만국평화회의에 이준(李儁), 이위종(李瑋鍾)과 함께 고종의 특사로 참석하였을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을 순방하면서 일제의 침략상을 폭로하고 한국의 독립이 동양 평화의 관건임을 주장하다가 본국 정부에서 재판에 회부되어 궐석 판결로 사형을 선고받기도 하였고, 미국에 1년여 동안 머무르면서 각지의 교포를 설득해 독립운동의 새로운 계기를 만드는 데 힘썼던 분이다. 이후 국권이 상실되자, 한민족을 규합하여 1913년 이동휘를 비롯한 여러 독립운동가 들과 힘을 합쳐 사관학교를 세워 광복군 사관을 양성하는 등 국권 회복과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치신 분이다.

광복절에 즈음하여...

광복절은 많은 독립투사들이 고초와 죽음, 희생을 딛고 감격스럽게 쟁취한 광복을 기념하는 날이다.

또 한 번의 광복절을 맞이하며 절절했던 광복의 기쁨과 희생했던 분들을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일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크루즈에서 멋진 동해의 일출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크루즈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는 것은 예상치 못한 힘든 일정이었다.

하롱베이의 유람선이나 나일강 크루즈를 떠올리며 탔던 크루즈선은 동해의 파도에 너무나 출렁거렸다.

롤링이 너무 심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할 때까지 24시간 동안 일출을 보기는커녕 심한 멀미로 죽을 지경이었다.

일본 식민통치 기간 동안 독립운동의 산실이 되었던 연해주였던 우수리스크를 찾은 것은 여행 셋째 날이었다.

이곳에서는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이상설 선생의 유허비와 최재형 선생의 거주지, 그리고 연해주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준공된 고려인 문화센터 및 역사 박물관에 다녀왔다.

독립에 목숨을 바치신 모든 분들의 고귀한 희생덕분에 현재 우리가 주권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음에 고개가 숙여진다.

지금 당연한 듯 누리는 우리의 주권과 자유에는 저 분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늘 기억해야겠다.

 
이상설 선생의 동지들은 선생의 유언에 따라 유품과 유해를 모두 화장해 이곳 수이푼 강에 뿌렸다고 한다.

이상설 선생의 유허비는 2001년 광복회와 고려학술재단의 도움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최재형 선생의 주거지는 러시아인으로부터 우리나라가 사들여 사적지로 보존하기 위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최재형 선생은 독립운동의 아버지라 불리며, 1907년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당하여 다수의 군인들이 러시아령으로 넘어오자, 의병, 군자금 모집에 나서기도 하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범윤과 함께 독립군 600명을 훈련시켜 국내 진공작전을 전개, 함경북도 경원의 신아산, 회령 영산에서 일본 수비대를 궤멸시킨 공적을 세우신 분이다.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러시아령 노우키예프스크로 이주하여 귀화한 최재형 선생은 러일전쟁 때는 러시아 해군 소위로 경무관 부속 통역관이 되어 활동하다가 1910년 <해조신문>을 인수-대동공보로 개칭, 재간행하였고, 노우키예프스크에 한인중학교를 설립하셨다. 1920년 일제의 시베리아 출병에 대해 재러 한인 독립군 부대를 총집결, 사단장이 되어 러시아 적군과 함께 치열한 시가전을 전개하다가 결국 체포되어 목숨을 잃으셨다.

고려인문화센터: 이곳은 1860년대부터 연해주 지역으로 이주한 고려인의 삶과 기억을 소개하는 공간이며, 고려인 역사관이 속해있는 우수리스크는 연해주 제2의 도시이자 당시 항일독립운동의 근거지로서 1937년 20만 명에 이르는 고려인들이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한 역사를 간직한 현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