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음식점에서 외식을 하다 보면.. 별의별 경험을 다 하게 된다.

누구나.. 음식점의 위생, 서비스, 품질, 기타 등등에 얽힌 수없는 경험과 이야기 거리가 있다.

나도.. 음식점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온 이야기.. 의외로 너무나 맛있어서 감동한 이야기,...

너무 맛이 없어서.. 먹다 말고 나온 이야기, 잘못된 메뉴가 나온 이야기, 짜증 난 이야기, 화난 이야기,

즐거웠던 이야기, 기뻤던 이야기 등 수없이 있다.

그 많은 이야기를 다 쓸 수는 없고...

그냥.. 어제 와이프와 겪었던.. 어느 음식점 이야기를 하나 써볼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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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하려는데..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

운동하고 집에 가는 중인데... 하루종일 운동하느라.. 저녁 차릴 힘이 없으니.. 저녁을.. 그냥 가볍게 밖에서 먹잔다.

좋다고 대답했고.. 와이프와 나의.. 집 도착 예정 시간이 비슷하기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도착하여.. 내 차는 주차를 시키고.. 와이프를 기다리다가.. 도착하자마자 와이프 차에 올라탔고..

와이프가 가자는.. 우리 동네에 있는.. 가까운.. 어느 "돈까스와 파스타" 집에 갔다.

가깝지만... 와이프가 걸을 힘도 없다고 하여.. 차를 타고 갔다. ㅋㅋ

이 집이.. 나는 물론 처음이지만.. 와이프도 처음이라는데.. 운동 친구한테 맛있다고 소개받은 집이라,,.

한번 꼭 가보고 싶었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나하고 같이 가보는 거란다.

5시 반인 다소 이른 시간에 도착하여.. 자리를 안내받아 앉았다.

분위기는 매우 깔끔하고.. 세련된 것 같았다.

손님들은 주로 애들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 데이트 중인 커플 등.. 다소 젊은 층이 많았다.

요즘.. 이런 분위기의 집이 많이 생기는 추세다.

자리에 앉았는데.. 여종업원이 메뉴판을 가져와.. 주문을 받았다.

여종업원은.. 필기도구에 메모지까지 가지고 와.. 우리가 주문한 메뉴를.. 적어갔다.

메뉴는 매우 간단했다.

와인 등 술이나 음료수를 빼면.. 식사 메뉴로는.. 샐러드, 파스타, 돈까스. 스테이크가.. 각각 3종류씩이 있었다,

우리는 와이프의 뜻에 따라.. 파스타 한 개와 돈까스 한 개를 시켰다.

나는 사실.. 돈까스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어쩔 수 없었다. ㅋㅋ ( ☞ 돈까스 - 대선(大選) !! )

앉아서 기다리는데.. 둘러보니.. 어느새 테이블들이 다 찼고.. 밖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와.. 장사 잘되는 집이네.. 정말 맛있나 보네.. 라고 우리 부부는 의견을 나누었다. ㅋㅋ

그런데.. 와이프는 운동 많이 하여 배가 고프다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음식이 안 나온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기다린 지 30분이 넘어간다.

종업원을 불러.. 물어볼까 하다가.. 꾹.. 참고 있는데..

으잉..우리 옆 테이블 손님들이 우리보다 늦게 왔는데... 그 사람들은 주문한 게 나와서.. 벌써 먹고 있다.

와이프가 드디어.. 우리 주문 받았던 종업원을 불러..

우리 주문이 들어는 갔느냐.. 왜 우리 옆 테이블이 먼저 나왔느냐 물으니..

종업원이.. 죄송하다며 돌아가길래.. 우리 음식 가지러 가는 줄 알았는데..

다시 와서 하는 소리가..  으잉... 우리가 뭘 주문했는지 다시 말해달란다. 

죄송하지만.. 우리가 뭐를 주문했는지.. 잊어먹었단다. ㅠㅠ

그러니.. 정말로 황당했다.

손님이 많은 것 같아.. 많이 기다린 것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데..

어찌.. 30분 전에 주문한 우리 메뉴를.. 메모까지 해갔는데.. 잊어먹었다며..

(우리보다 늦게 온 옆 테이블은 벌써 먹고 있는데..) 우리는 이제서야 주문을 다시 받다니..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뭐.. 어떡하랴.. ㅠㅠ

힘없는 여종업원을 붙잡고 야단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인내심을 발휘하며.. 이제라도.. 또 잊어먹지 말고,,. 조금 서둘러 보라고..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연신 죄송하다고 말하며.. 돌아가더니.. 그때부터도 또 약 15분쯤이나 기다려..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휴~~~ ^^ 

따끈한 식전 빵 !! 

와이프가 선택한.. (나는 느끼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 ㅋㅋ

앞접시에 덜어다가 먹는다.

처음에는 그저 그랬는데..  (내 선입견과는 달리) 식을수록 치즈 맛과 향이 강해지면서.. 맛이 좋아졌다. ㅋㅋ

와이프가 처음에는 치즈 돈까스를 시켰는데.. 그 메뉴는 벌써 재료가 소진되었다기에.. ㅠㅠ

다른 메뉴.. 아마도.. 등심 돈까스를 시켰다.

어쨌든 나는.. 혹시.. 아주 옛날 스타일의 돈까스라면 모를까.. 이런 돈까스는 별로다 ㅋㅋ

씹는 맛이.. 없다.  ( ☞ 돈까스 - 대선(大選) !! )

이때쯤의.. 조촐한 테이블 모습 !! 

어쨌든.. 너무 기다려.. 배가 몹시 고파져서 그런지.. 맛있게는 잘 먹었다. ㅋㅋ

맛은 괜찮았지만.. 손님이 주문한 것을 30분이나 기다리게 하다가.. 잊어먹었다고 다시 주문을 받아가다니..

두 번 다시.. 올 집은 못 된다는.. 결론/평가를 내렸다.

만약에 우리가 30분 지나서 물어보지 않았다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우리가 투명 인간 취급받으며.. 한없이 기다렸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로 아찔하다.

우리 주문 받은 종업원에.. 우리가 모르는 어떤 큰 문제가.. 오늘.. 있나 보다. ㅋㅋ

와이프는 계산하러 카운터로 갔고.. 나는 문을 열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잠시 후에.. 와이프가 나오는데.. 약간 웃는 얼굴이다.

와이프가 웃으며 하는 소리가.. 카운터에 있는 분이 이 집 사장인데.. 모든 상황을 지켜본 모양이란다.

우리 종업원이 실수해.. 너무너무 죄송하다며.. 계산은 안 하셔도 되니.. 그냥 가시라 했단다.

와이프가.. 실수야 있었지만.. 어쨌든 맛있게 잘 먹었으니.. 계산은 깔끔하게 하고 가겠다고 말했는데..

아이고.. 제발 그냥 가시라며.. 미안해서 돈 절대로 못 받는다며..

다음에 혹시 또 오시면.. 그때는 실수 없이.. 정말 잘해드리겠다며.. 계속..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단다.

그래서,. 결국 계산 못하고 나왔단다.

그러니.. 갑자기 그 식당에 대한 우리의 평가가 급 반전되었다.

원래는.. 두 번 다시 올 집은 못 된다.. 였는데.. 

갑자기.. 어쨌든 맛있었고.. 또 공짜로도 먹었으니.. 주인 얼굴 보러.. 한 번쯤은 더 와야겠다.. 로.. ㅋㅋㅋ

생각해보니.. 사장의 선택이 결국 현명한 것 같다.

아니었다면.. 우리는 두 번 다시 안 갈 뿐 아니라.. 와이프가 동네 친구들에게 황당했던 그 이야기를 하여..

입소문을 타고.. (동네 식당인 그 식당에) 많은.. 미래의 손님들이 없어졌을지도 모르는데...

그날 저녁에 벌써 와이프가 동네 친구들과 전화하면서.. 그 집에서 있었던 사연을 이야기하니..

전반부 사연에는.. 뭐.. 그런 황당한 집이 다 있느냐며.. 같이 분노해 주더니...

후반부 사연을.. 듣고는.. 다들.. 그 집 사장이.. 제법.. 괜찮은 사람인 모양이라며..

게다가 맛도 있었다니.. 자기들도 한 번쯤은 방문해보겠다고.. 평가가 바뀌었단다. ㅋㅋㅋ

아무튼.. 기다리느라 고생했고.. 황당했지만..

어쨌든.. 맛있게.. 계산 없이 잘 먹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