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9월20일 일요일

내가 알바 간 사이 남편이 애들을 데리고 산에 갔다왔단다.

특히 둘째가 호연지기를 길러야한다고 걱정을 했더니 인증샷을 보냈다. ~흐뭇

점심으로 자짱면을 시켜먹고 오후에 삐니가 놀러 나갔다.

저녁을 차려놓고 빨리오라고 했더니 오늘만 늦겠다고 문자가 왔다.

저녁 9시쯤 들어왔는데 아빠가 늦게 다닌다고 한소리하는데도 들리지 않는듯 눈은 반짝반짝 ~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아니 쟤가 왜저래 ...

아빠와 동생은 눈치 못채게 살며시 손짓을 했다. 제 방으로 와 달라는 싸인이다.

자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맞혀보란다.

일단, 좋은 일임에 틀림없기에 안심했다.

여자친구 생겼니? 물었더니 그렇단다.

오늘 첫 데이트를 했단다.

첫데이트를 앞두고 피시방에서 친구에게 조언을 듣느라 게임도 제대로 못했단다.

데이트 코스를 친구의 조언대로 가려했으나, 여자친구가 중간에 다른쪽으로 가자고해서

변경했지만 나름 잘 마무리했단다.

같은 반 친구로 여자친구가 먼저 호감을 나타냈고 자신도 마음에 들어서

수학여행 갔을때 남자들끼리 진실게임을 했는데 그곳에서  커밍아웃했단다.

커밍아웃으로 놀림의 대상이 되면 어떡하냐는 나의 불안과

같은반이면 무척 불편할것 같다는 우려를 나타냈지만  괜찮단다.

니가 그렇다면 엄마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예쁘게 사귀라고 쿨한척 해줬다.

초등학교때도  친하게 지내자는 여자아이들의 전화를 몇번 받고 난처해하길래

이렇게 저렇게 거절하라고 코치를 해줬고, 여자한테 관심이 없다고해서

그런줄만  알았는데 드디어 네게도 여친이 생겼구나~~

지구의 절반은 여자니까 여자들과 친하게 지내야한다고 늘 이야기해왔는데~

여자사람을 잘 알아갔으면 좋겠다.

너처럼 누구나하고 다 친하게 지낸다고하니 너랑 비슷한것 같기도 해서 다행이야~

무엇보다 북한군도 무서워하는 중2 시절을 엄마랑 친구처럼 지내줘서 너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