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글20180627호 - 남과 다른 길] 

 보험과 제약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렵사리 외국계 제약회사의 한국지사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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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갑자기 회사가 매각되면서

 백여 명의 직원들을 정리해고하는 책임을 떠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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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자신은 실업자가 되면서까지

 직원들에게 재취업 자리를 알선해주는 등

 깔끔하게 구조조정 문제를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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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

 직원들의 재취업을 위해 고용한 헤드헌터가 그를 눈여겨보았고

​ BMW 면접을 제안했다.

 그가 독일에 있는 BMW 본사의 면접시험장에 가보니,

 미국의 유명한 대학출신 박사와 MBA를 취득한 인재들이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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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졸 출신이었던 그는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난 들러리야'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독일까지 건너와서 허무하게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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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학력 열세를 만회하려고 애썼다.

 며칠 후 예상치 못한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그가 최종 합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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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나중에 BMW 관계자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다.

 "당신은 전에 몸담았던 제약회사에서 상당한 실적을 올렸습니다.

  학력은 그저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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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면접을 보러 독일에 갔을 때

​ '한국의 수입차 시장현황'이라는 두툼한 보고서를 준비해 갔다.

 이 보고서를 검토한 본사 중역들이 그를 BMW코리아 상무로 영입한 것이다.

 그가 합격된 것은 전에 몸담았던 회사의 실적과 보고서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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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가을 그는 CEO로 승진했다.

 이후 한국에서 BMW의 질주는 계속 되고 있다.

 그는 BMW CEO 김효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