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살 때의 추억이라 했더니, 자작의 그 시절로 소환해 달라고 떼쓰는 분이 있어
맞춤형 답글로 대신한다. 이젠 과거를 회상하려면 무지 많은 세월을 되돌려야 봐야 하는 어려움..ㅠ
사진 왼쪽 샤쓰는 당시 주야장천 입고 다니던 옷인데 상표를 보니 웨스턴 양복점이라고.
지금처럼 기성복이 거의 없어서 양장 양복점이 번성했는데 명동성당 앞 골목에 위치했던 곳.
오른쪽은 단 하루 입고서 활개 치다가 지금까지 아무도 모르게 묻혀있던 특수복.
새해 첫날, 정말 많은 용기와 고심 끝에 조계사를 찾아가 출가 결심을 말했더니
상담하던 스님이 빤히 쳐다보면서 부모님의 허락과 군대 문제를 해결 한 뒤에 다시 오라고 해서
도저히 풀 수 없는 숙제만 안고 나와 지금까지 연명해 옴.
가족관계, 특히 어머님.. 어떤 위치에 자작이 놓여 있는가를 잘 아실테니까 설명이 필요없을 것임.
숱하게 많은 옷들이 거쳐갔지만 용케도 아직까지 쌩쌩한 상태로 존재.
당시의 끓는 열정은 아이러니하게도 차가운 심장에서 비롯된 것.
지금은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모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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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껍질
